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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송아론 Mar 20. 2021

상담소를 때려 부순 아이

오늘 일이 터졌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남자아이가 상담소를 때려 부쉈어요. 의자를 집어던지고 책상 위에 있는 물건들을 내던졌습니다. 상담하고 있던 원장님과 선생님이 놀라 밖으로 나가자 대기실이 난장판이 된 상태였죠.

아이가 난리를 친 이유는 엄마한테 오락실에 가자고 했는데, 가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동생 상담하는 거 기다려야 한다고 말하니까, 싫다고 하면서 폭력적인 행동을 한 겁니다.

이 아이는 다른 상담소에서 상담을 받고 있는 아이인데요,

아이 엄마와 4살짜리 동생은 우리 상담소에서 상담을 받습니다.

그러다 보니 기다리기 싫다면서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상담소에서도 이러는데, 집에서는 어떨까요?

당연히 더합니다.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소리 지르고 가위와 칼을 들고 집을 누빕니다.

그래서 4살짜리 동생은 겁에 질려 함구증에 걸렸죠.

형이 너무 무섭고 두려워서 상담을 할 때도 말을 못 합니다.

오래전에 상담소에 있을 때도 놀라운 광경을 목격한 적이 있었어요.

어머니(상담소 원장)가 한 초등학생을 상담하고 있었는데,

의자에 누워서 상담을 받더라고요.

전 이게 뭔가 싶었습니다.

의자를 3개 겹쳐놓고 누워서 하는 말이,

"원장님 오늘도 돈 벌어서 좋겠네요~ 저 5천 원만 주면 안 돼요? 아니면 시계 보시나? 지금 제가 오자마자 시간 쟤고 있죠? 돈 벌기 참 쉽네요."

이러는 겁니다. 놀라서 말이 안 나오더라고요. 또 어머니가 질문을 할 때마다 하는 말이,

"알았어요, 원장님. 5천 원 주면 제가 대답할 게요. 5천 원만 주세요."

이랬습니다. 상담에 굉장히 비협조적이었죠. 이건 그냥 무시가 아니라 완전 개무시였습니다. 그럼에도 어머니는 나긋나긋하게 말하시는데, 저는 스트레스를 받아 죽을 뻔했습니다.

아니 저런 버르장머리가 어디서 나온 건지 이해가 안 됐습니다.

그렇다면 이 두 아이들은 대체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걸까요?

상담소를 때려 부순 아이는 엄마가 혼자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데, 우울증이 있는 분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을 잘 보살펴 주지 못했어요. 아이는 어린 시절부터 자기가 하고 싶은 걸 제대로 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욕구불만이 쌓이고 쌓여 반사회성과 분노조절 장애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죠.

상담소에 누워 상담받던 아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아이는 품행장애 증상이 있었는데, 부모님도 품행장애가 있었습니다. 사람들에게 함부로 말하고 품행을 단정하게 하지 못한 분들이셨죠. 그래서 똑같이 따라 하는 거였습니다.

우리에게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 특히 아이들에게 가정환경과 부모님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