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hWUAFe5RB2k
이슬점
언제부터 잊고 있었구나 떨어지는 별처럼 너를
꽃잎과 풀잎에 흰 이슬이 맺히는 걸 보고 알았어
벌써 백로(白露)가 왔다는 것을
내가 너를 밀어낸 건
네가 싫어서가 아냐
저 차가운 이슬이 내 몸에 닿을 때마다 소스라치게 두려워서
너의 따뜻한 체온을 떨어트리고 싶지 않았어
나는 시린 밤과 같은 사람이고
너는 맑은 햇살 같은 사람이니까
가끔은 기나 긴 꿈을 꿈 것만 같아
너는 간들간들 거리는 바람처럼 나에게 스며들었고
나는 처음으로 떠나는 사람에게 향기를 보았어
잘 지내고 있니?
난 이제 놓으려고 해
간직하고 있던 것들이 너무 많아
빨리 모두에게 돌려주고 싶거든
너는 그중 한 사람이고
너무나도 소중해 끝까지 빼앗아 가고 싶지만
결국에는 네가 또다시 돌려줄 것을 알기에
욕심을 부리지 않기로 했어
아-
차갑다
또 이슬이 뚝. 뚝. 뚝. 내려앉아
지난밤에는 이것들을 멀리 걷어주는 이가 있었는데
마지막이 되어서야 후회가 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