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 부조리

by 송아론

체육에 있던 부조리는 예전에 군대에서도 똑같이 있던 부조리들이다.


예를 들어 선임 빨래나 전투화 닦는 걸 후임이 하는 거다.

이런 부조리가 엄청나게 많은데, 내가 입대했을 때만 해도 군대에서는 이런 부조리를 엄청나게 없애려고 노력했다. 이걸 캠페인처럼 실시했다. 그러다 보니 심지어 중대장 전투화도 중대장이 스스로 닦았다.

그것도 행정반 병사들이 건의를 넣어서 중대장이 인정을 했다.


당시 점오 시간에 중대장이 했던 말 지금도 기억난다.


"나는 자식이 아버지 구두를 닦아주는 것처럼 너희들이 그런 마음으로 해줬으면 하는 뜻이었다. 그런데 부조리라고 하니 이제부터 중대장의 전투화를 닦지 않아도 된다. 너희가 그렇다면 그게 맞는 거다."


군대가 부조리를 없앨 수 있었던 건, 장성과 대대장, 중대장이 이런 군대 문화가 부조리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건 10년도 넘은 일이다. 그런데 체육 쪽에서는 아직도 선배 빨래를 후배가 한다는 게 놀라울 뿐이다. ㅎㅎㅎ


이게 바뀌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협회에 가장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 이런 게 부조리라는 걸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어서 그렇다.


감독이라도 인지하면 바꿀 수 있는데, 이게 부조리하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니까 바꾸지 못하는 거다. 그리고 인지를 하지 못하는 이유는 당시 문화에 '가스라이팅'을 당했기 때문이다. 가스라이팅은 개인과 개인뿐만 아니라. 문화, 시대, 종교에서 정말 다양하게 나타난다. 체육도 그런식인 셈이다.


결국 이걸 바꿀 수 있는 사람은, 부조리 가스라이팅을 당하지 않은 사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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