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뭘 알아?

by 송아론

삼십 평생 동안 섹스를 한 번도 하지 않아, 강간했다. 물론, 내가 아니라 그 여자. 그 여자는 신음을 어헝어헝 흘렸다. 참으로 우습다. 어헝어헝 이라니.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는데, 필시 그 여자의 얼굴은 못생겼을 것이다. 예쁜 여자는 절대 어헝거리지 않으니까.


어렸을 적 아버지가 옆집 여자를 덮친 것을 봤다. 그건 확실히 덮친 것이었다. 신음이 아악- 아악-이었으니까.


창가로 그 광경을 본 나는, 광견병이 걸린 아이처럼 질주했다. 왜 질주했는지 모르겠는데, 침을 흘려야 내 모습이 더 처절해 보일 것 같았다. 그래서 마구잡이로 침을 흘렸다. 그리고 난 그날부터 아버지를 존경했다. 아, 아버지 이제 더 이상 저희 어머니를 때리지 않으려고 하시는 거군요, 그쵸? 그때 그 여자를 때리려고 하는 거예요, 맞죠?


어머니와 아버지는 이혼하게 됐고, 나는 드디어 자유가 됐다. 자유, 자유란 무엇인가? 그 누구에게도 구속받지 않는 걸 말하지 않나? 하지만 나는 몇 달 뒤에 구속을 당하고 말았다. 단지, 배고 고팠을 뿐이었는데, 술 취한 남자가 길가에 쓰러져 있어, 뻑치기를 한 것뿐인데 그게 잘못된 건가? 그럼 뒤치기를 했던 우리 아버지도 잡혀가야 하는 거 아닌가? 세상은 그렇게 불공평한 것이었다. 우유와 빵 한 조각 먹기 위해서는 뻑! 치기를 해야 하니, 얼마나 세상이 불공평한 것인가? 희희낙락 웃고 있구나, 너희는. 구제해 줄 사람이 없어 나는 소년원에 가게 되었다. 그리고 6개월 후 석방, 여자를 강간한 것이다. 왜? 역시나 배고팠으니까...


여자의 침대에는 유혈이 낭자해 있었다. 낭자, 이제 당신은 더 이상 낭자가 아니로군요. 처녀도 아니거니와 깨끗하지도 않고 순결하지도 못해요. 하지만 당신은 아주 착해요. 제 고픔을 채웠으니까. 그렇지요 낭자? 여자는 대답 없이 울기만 하고 있었다. 그래, 네가 언제 그런 고통을 느껴본 적이 있었느냐? 나는 창문을 통해 여자의 집을 빠져나갔다.


지금쯤, 어머니는 뭐 하시고, 아버지는 뭐 하실까. 도저히 감을 잡을 수가 없다. 지금, 이 골목이 어느 골목인지 모르는 것처럼. 도저히 감을 잡을 수가 없다. 나는 골목 어귀를 걷다, 서류 가방을 들고 귀가하는 남자를 본다. 남자가 쓱- 나를 쳐다본다. 그래, 모든 게 그렇다. 다 지나가는 거다. 섹스도 그렇고, 뻑치기도 그렇고, 배고픔도 그렇고, 다 지나가는 거다. 그리고 언젠간 다시 돌아오는 거다. 이렇게,


뻑!


나는 남자의 뒤통수를 후린다. 남자는 그대로 나자빠져 서류 가방을 놓친다. 빙신, 너는 대체 왜 일하는 거냐?! 지금 이렇게 뻑치기를 당하고 있는데, 왜 일하고 있는 거냐! 나는 남자의 턱주가리를 잡고 주먹으로 아가리를 갈긴다. 뻑! 뻑! 뻑! 참으로 기분 좋은 소리다. 이 소리는 옛날 옛적, 우리 엄마 아빠가, 내 볼에 해주던 소리가 아닌가?


뽀.뽀.뽀. 참으로 기분 좋은 밤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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