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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과 필연

니체/ 교육은 왜곡하는 것이다

by 아란도

* 낭독하면서 이 단락이 우리 시대에도 상통하는 느낌이 들아서 워드필사 한 후 니체의 문장과 문체를 인용하여 내 생각을 전개하여 보았다.




니체/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2
제1장 181절 p118~119



교육은_왜곡하는_것이다


모든 교육 제도에 있는 이상한 불안전성 때문에 오늘날 어른들은 모두 자신의 유일한 교육자는 우연이었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다.


교육 방법과 의도의 변동성은, 오늘날 가장 오래되고 새로운 문화의 힘들이 마치 어수선한 대중 집회에서 그러한 것처럼 이해되는 것보다는 오히려 들리기를 원하며,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목소리와 외침을 통하여 자신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거나 혹은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사실에서 잘 드러난다.


불쌍한 교사와 교육자들은 먼저 이러한 어리석은 소리들에 마비되어 버리고 그다음에는 침묵을 지키며 마침내 무감각해져서 모든 것을 잠자코 참아내게 되며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학생들에게도 모든 것을 참아내게 한다.


교사 자신이 교육받지 못했는데 어떻게 그들이 교육할 수 있겠는가? 그들 자신이 꼿꼿이 자라난 힘 있고 싱싱한 나무줄기가 아닌데 그들과 연결되는 자가 어떻게 휘어지고 구부러지지 않을 수 없으며 마침내 왜곡되고 기형적인 모습이 되지 않을 수 없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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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 어른들은 모두 '자신의 유일한 교육자'는 '우연이었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다."


니체의 이 문장에는 가슴을 치는 그 무엇이 있다. 이 문장에 심장이 반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런 느낌'에 대하여 동조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우연을 이겨낸 시간들 때문일까?


모든 사람은 그 자신이 필연의 한 점이어야만 한다. 그럴 때 우연으로 치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자신이 그 한 점을 연결할 때 필연이 된다. 우연으로 치부하고 말아 버리면 그 자신 안에 '꼿꼿이 자라난 힘 있고 싱싱한 나무줄기'가 형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우연이 필연으로 바뀌는 교육이 되려면 그만큼의 자연스러움이 있어야 한다. 아직 자연스럽지 못한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인간에게 있어 자연스러움은 자연과는 다른 방법으로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대체로 또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산다. 자연을 그저 닮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자연성과 인공성에서 인간의 교육은 인공성이다. 그동안 읽은 니체 책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내 생각으로는 이러하다.

'인간이 갈고닦지 않은 채로 자연스러움에 도달하는 일은 없다.' 이것이 니체가 말하고자 하는 '귀족성'이라고 생각한다.


필연성의 교육제도를 누구나 꿈꾼다. 하지만 니체의 말에 의하면, 어른들은 은연중에 '자신의 유일한 교육자'는 우연이었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왜 이런 느낌을 갖게 되는가? '교육 방법과 의도의 변동성'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낭독하면서 "이건 거의 예언이네!"라고 말했었다)


각 시기별로 교육제도가 최초의 우연을 필연으로 바꿀만한 과정을 설계하지 못한다면, 최초의 우연은 허무가 된다. 어쩌다 '우연'이 아닌, 최초의 우연은 교육제도 안에서 필연이 되도록 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그러자면 모두 '자신의 유일한 교육자'는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럴 때 그 자신이 필연의 한 점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아마도 '자신의 유일한 교육자'로 각인된 그 사람은 그 자신을 필연의 한 점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 사람은 그렇게 기억되는 것이다. 반면에 기억하는 이는 최초의 우연이라는 환상을 심은 채로 살아간다. 그리고 다시 우연이 오지 않음을 한탄한다. 인연은 최초의 우연이 있지만, 교육만큼은 처음부터 최초의 필연이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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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텃밭에서 자랐던 낮 달맞이꽃과 수레국화꽃으로 만든 꽃차. 낮 달맞이꽃은 꽃잎이 여리여리해서 꽃차가 될까? 싶었지만! 이뻤다. 하긴 산 진달래꽃도 되는데 달맞이꽃이라고 안될 리가 없지. 우리텃밭에서 자란 꽃들이니만큼 꽃이 다 지기 전에 꽃차를 만들어 보았었다.



#니체_인간적인_너무나_인간적인2

#제1장_181절_p118_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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