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색채, 관계의 열역학, 옮겨 씀
관계의 열역학 <2부 / ‘말의 색채’ 편 중에서 옮겨 씀, p127~129>
관계는 빛이 아니라 열에 가깝다. 빛은 어둠을 배경으로 삼는다. 누군가를 밀어내고 소외시켜 빛난다면, 그 빛은 더 강렬한 빛 앞에서 어두운 배경이 되고 만다. 열은 드러내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열은 오직 이동한다. 그래서 열은 관계의 상태를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열역학 제1법칙이 말하듯 에너지는 사라지지 않고 형태만 바뀐다. 마음도 그렇다. 쌓여 있던 분노는 어느 순간 날 선 말로 변형되고, 조용한 애정은 작은 배려로 모습을 바꾼다. 오래 참고 눌러둔 서운함은 어느 날 갑자기 한숨으로 새어 나오고, 말하지 않는 호의는 따스한 손길처럼 뭉근하게 남는다. 관계의 온도는 보이지 않는 열의 양으로 유지된다.
우리는 서로를 뜨겁게 만들 필요는 없다. 하지만 관계를 지키는 일은 열을 지키는 일이다. 서로를 데우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식지 않게 관심을 기울이는 일, 그것이 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하고도 본질적인 관계의 열역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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