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곧 인간의 역사이자 심리입니다. 인간은 원래 같은 실수를 반복합니다. 수천 년이 흘러도, 생활환경이나 시대가 변해도 인간의 심리는 변하지 않고 그대로입니다. 신용이 팽창하거나 축소될 때 나타나는 인간 행동의 변수를 역사 속에서 파악할 수만 있다면 나머지는 상식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 상식이 바로 돈을 벌게 해주기도 하고, 날리게도 하는 '패턴'입니다.
제1장 돈의 감각을 기르기 위한 경제 지식
경기가 좋지 않다 = 돈이 잘 회전되지 않는다
돈 문제가 생기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바로 지출이 수입보다 많기 때문입니다.
경기 사이클은 신용이 팽창했다가 수축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야기되는 신용 사이클에 불과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신용이 늘어났다가 눈 깜짝할 사이에 축소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신용이라는 건 누군가가 대출을 받는다는 것이고, 그 대출에 이자가 있어 더 이상 이자를 낼 여력이 없는 사람들이 많아질 때 축소됩니다. 그때부터 경제가 어렵다는 말이 등장하고, 일자리가 사라집니다. 아파트 가격이 그제서야 내려가지만 살 여력이 있는 사람들은 거의 없습니다.
제2장 경제 사이클을 알아야 돈이 보인다
가격 결정의 두 가지 요인 -> 물건이 귀해진다. / 돈이 늘어난다.
실제로 돈이 많이 늘어난 것은 누군가가 더 많은 돈을 빌려서 썼기 때문입니다. 돈은 곧 빚이라는 평범한 상식을 모르고 있던 사람들은 소득이 증가해서 돈의 양이 늘었다고 착각했을 뿐입니다. 돈을 낮은 이자율로 쉽게 빌릴 수 있으면 더 많이 빌려서 다른 물건과 교환하기에 당연히 가격이 올라가는 것입니다.
시중 통화량 증가 -> 가격 상승 = 인플레이션
시중 통화량 감사 -> 가격 하락 = 디플레이션
통화팽창은 2가지 변수로 이뤄집니다.
-> 중앙은행의 통화 공급 / 국가, 개인, 기업이 빚을 지려는 의지
위의 두 가지 요인이 변화하면서 통화팽창(인플레이션) 도는 통화수축(디플레이션)이 주기적으로 이뤄지고, 경기 상승/침체 사이클과 공황 사이클이 오는 것입니다.
세계경제가 버블 붕과를 겪거나 심각한 경제위기에 직면한 이유는 신용팽창으로 유지되는 신용화폐 시스템의 구조 때문입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신용팽창이 지속되려면 두 가지 요소가 필요합니다. "인구 증가와 소득 증가"
이 두 가지가 충족되지 못하고 한계에 다다르는 순간 경제는 저성장에 직면하고 거품이 잔뜩 낀 자산은 막다른 골목에 서게 되는 것입니다.
일본의 버블 붕괴도 비슷한 패턴으로 발생했습니다. 경제발전에 따른 외부 자금의 유입과 풍부한 유동성은 내부의 자산 가격을 상승시켰고 이는 더 많은 신용팽창을 불러왔습니다. 그러나 급격한 노령화와 인구 감소를 겪고, 국가는 부자가 되었지만 가계 소득은 생각만큼 증대되지 못한 한계가 버블 붕괴로 나타난 것입니다.
제3장 어떻게 돈의 감각을 기르는가
부는 계속 더 많은 부채를 낼 수 있는 큰 자본으로 이동합니다. 경제가 성장하는 만큼 부채는 늘어나게 되어 있으니 빈부격차가 점점 더 커지는 것입니다.
인구의 증가, 소득의 증가, 생산의 증가는 바로 신용팽창의 필요조건이 됩니다. 인구(특히 경제활동 인구)가 늘어나고 소득이 늘어나며 기술혁신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이 많이 활동하고 있는 지역을 선택하면 실패할 확률이 낮을 것입니다.
일자리가 있으면 사람이 모이고, 사림이 모이기 시작하면 주택이 필요해집니다. 경제가 성장하려면 인구가 더 필요하고 점점 많아지는 인구를 수용하기 위해 신도시가 생겨납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인구가 서울과 경기도에 모여 있는 것도 결국 일자리 때문입니다. 일자리는 곧 급여 소득이고, 그 소득을 기반으로 소비가 이뤄지니 자영업도 같이 따라옵니다.
일자리는 곧 소득이며, 소득은 소비입니다. 소비는 다시 생산을 일으켜 경제 순환고리를 이어줍니다. 일자리가 풍부하면 사람이 모이게 되고, 사람이 모이면 도시화가 확대되며 부동산 가격이 올라갑니다. 그 결과로 부채가 늘어나고요. 주택을 구입하려면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부채(통화량)는 자산 가격 상승을 보여주는 지표라 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 투자를 고민한다면 지역이 어디든 반드시 '일자리 증가'의 가능성을 고려하길 바랍니다.
감가상각이라는 경제적 상식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은 내 아파트를 내가 산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받아줄 사람이 있을 때만 가능합니다.
자산 가격 하락으로 부채를 상환하게 될 때, 자산 가격 하락은 가속도를 낸다.
제4장 환율로 기르는 돈의 감각
자본은 한 나라의 화폐가치가 하락하면, 자신의 돈을 지켜내기 위해 안전한 화폐(달러)로 교환한 후 떠나게 됩니다. 그러므로 경상수지 흑자 여부와 외환보유고 증가 여부는 이머징 국가들에게 가장 중요한 경제 나침반과도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5,6장 글로별 경제로 기르는 돈의 감각(중국, 미국)
신용화폐 시스템에서는 한번 늘어난 통화량은 줄일 수 없습니다. 부채를 줄이고 싶어도 결국 줄이지 못해 경제위기를 맞고, 늘어나는 부채를 감당하기 위해 환율을 안정시켜야 하는 이머징 국가의 불공정 딜레마. 중국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제조업 경쟁력을 잃으면 패권을 잃는다는 역사적 진실을 알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이를 원천적으로 막기는 힘들지라도 속도를 늦추기 위해 중국에 관세 부과로 대응하고 있는 것입니다.
글로벌 공급망은 한두 국가의 의도에서 생겨난 것이 아니라 글로벌 경제 생태계에서 오랜 적응의 과정을 거쳐 이뤄졌습니다. 또한 인간의 발전 단계가 따로 떨어져서 진행되는 게 아니듯, 경제 사이클도 시차를 두고 차차 경험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중국의 가능성과 한계도 더 넓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중앙은행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통화량 조절입니다. 부채가 늘어나는 정도를 통제해서 경제 팽창이나 쇠퇴의 속도를 조절합니다. 경제가 너무 빠르게 팽창하거나 돈이 생산이 아닌 자산으로 이동해 버블을 만들 것 같은 상황에서는 금리를 올리고, 반대로 통화량이 감소하거나 증가하는 속도가 너무 느릴 때는 금리를 내립니다. 이렇게 금리를 조절해 경제를 일정한 수준으로 성장시키려 하죠.
중앙은행의 금리 정책은 금리를 견뎌낼 수 있는 경제 펀더멘털을 고려해서 융통성 있게 결정됩니다. 즉,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중앙은행이 맨 처음 판단할 시점보다 금리 인상 진행 과정에서 경제주체들이 감당할 수 있는 여력은 언제든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문제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한 후 수년이 지나지 않아 주식시장이 폭락하며 경기침체를 겪었다는 사실입니다.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높은 이유는 신용경색 가능성이나 위험성이 앞으로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금융기관이 기업에 돈을 빌려줄 때 가장 걱정하는 것이 원리금 상환입니다. 신용경색이 예상되는 혼란의 시기에 금융기관은 되도록 만기를 짧게 운용합니다.
제7장 돈은 미래를 알고 있다
미국의 무역적자가 만성적이고 지속적으로 누적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이유도 머니 프린팅만 하면 위기를 벗어나는 기축통화국이기 때문입니다. 유명한 쌍둥이 적자(재정적자와 무역적자)도 결국 불리할 때 찍어내기만 하면 기축통화의 장점을 마음대로 사용하게 된 시기, 즉 1971년 이후 금본위제도를 포기하면서부터 시작된 것입니다.
문제는 미국 이외의 국가들이 직면하는 상황들입니다. 한국과 같은 대다수의 개발도상국은 미국이 확보하는 이점만큼 불리한 약점에 시달리게 됩니다. 경제가 성장하려면 돈의 양이 늘어나야 합니다. 신용이 되지 않은 개인이 함부로 빚을 늘리면 파산하듯이 국가 거시경제도 마찬가지입니다. 국가의 통화량을 보증해주는 객관적인 지표인 외환보유고의 증가 수치 없이 개발도상국은 통화량을 늘릴 수 없습니다. 외환보유고는 국채교역에서 사용되는 달러화이고, 그 달러를 얻으려면 미국이 부채를 더 늘려야 하는 아이러니에 빠지죠. 부채를 늘리려면 미국이 재정적자를 늘려야 하고 금리를 인하해야 합니다. 금리를 인하해 부채를 늘리는 인플레이션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구석구석까지 물가를 올리고, 심지어는 자산 버블을 만들기도 합니다.
에필로그
인간의 모든 행동과 생각이 먹고사는 문제(경제)이고 그 가운데에 돈이 있습니다. 돈 자체의 속성과 그 돈의 뿌리와 기원, 그리고 역사에서 인간은 돈 문제에 어떻게 반응하고 대처해 왔는지를 잘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돈에 관한 어떤 실수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돈의 감각도 마찬가지입니다. 감각은 직감입니다. 직감은 지식을 습득해서 연결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돈이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지식(현상)을 배우고, 과거 역사에서 일어난 그 현상의 배후에 있는 원인을 파악하고 연결할 수 있어야 감각이 길러집니다.
"기준금리를 인하했으니 이제 경제가 좋아지겠구나."라고 생각하는 대신, 중앙은행이 원하는 수준으로 통화량이 증가하지 않아서 금리가 내려가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환율이 올라서 수출이 늘어나 한국경제가 좋아질 수 있겠다." 대신 “경제 악화의 우려감이 증가하고 있어 환율이 오르는구나."라고 생각해야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는 것입니다.
미래를 알 수는 없지만, 대비는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올바른 지식과그 지식을 연결하려는 지속적인 시행착오에서 발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