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젊었을 때는 의지를 세워 열심히 노력하면 웬만한 일은 전부 이뤄 낼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살아 보니 알겠다. 인생은 필연보다 우연에 의해 좌우되었고, 세상은 생각보다 불합리하고 우스꽝스러운 곳이었다. 노력만으로 이룰 수 있는 일은 원래부터 많지 않았고, 흐르는 시간을 당해 내는 것은 결국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서 산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나라는 존재의 미약함을 깨달아 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행스러운 점이 있다. 인생의 슬픔은 일상의 작은 기쁨으로 인해 회복된다는 사실이다.
2.
큰 즐거움은 얻지 못하면 큰 불행이 된다. 그러나 소소한 즐거움은 마음만 먹으면 얻기도 쉽고 쌓이면 큰 재미가 된다.
3.
특별한 일, 재미있는 일 하나 없다고 지루하게 살지 말라. 찾아서 누리려고 하면 즐거운 일은 늘 우리 곁에 있다. 대접받으려는 수동성이야말로 세상과 불화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인생의 재미는 적극적으로 나서서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한다. 그런 태도가 결국은 인생을 정말로 재미있게 만든다.
4.
인생을 안다고 함부로 판단해선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가 보는 세상이 전부가 아니다. 끝에 다다른 것 같아도 절대로 끝이 아니다. 어떻게든 해 보겠다는 심정으로 버티면 눈에 보이지 않던 가능성이 열린다. 그래서 인생은 끝까지 살아 봐야 안다. 내가 어느 만큼의 세상을 경험하다 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5.
당신 앞의 현실을 전부라고 판단하지 말라. 아직은 끝이 아니라고 믿고 어떻게든 살아가고자 애쓰면, 마법처럼 막다른 골목에서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이것이 여든다섯 해를 살아 본 내가 당신에게 말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삶의 진리다.
6.
운명이란 게, 탓하자면 끝이 없어서 화풀이 대상으로 이만한 게 없다. 가끔 지치고 힘들 때 운명을 대상으로 화 한번 크게 내고, 털어내고, 다시 출발하면 좋겠다. 그렇게 다시 운명과 친구가 되면 좋겠다. 어차피 태어난 인생이다. 누구의 것도 아닌 내 삶인데 이도 저도 아닌 뜨뜻미지근한 태도로 살 수는 없지 않은가. 끝까지 가 보지 않은 연애가 후회와 아쉬움으로 남듯, 제대로 살아 보지 못한 삶이야말로 죽을 때 가장 큰 후회를 부른다. 열심히 산 하루 끝에 달콤한 잠이 기다리듯, 최선을 다한 인생 끝에 편안한 죽음이 찾아온다.
7.
돈은 언제나 수단일 뿐 결코 목적이 될 수 없다. 돈이 우리의 지배를 받아야지, 우리가 돈의 지배를 받아선 안 된다. 돈을 움켜쥐고 말 잘 듣는 신하처럼 부려야 옳다. 그리고 돈 까짓것 없어도 괜찮다는 배짱도 함께 키우면 좋겠다.
8.
용서는 오직 자기 자신을 위해서 해야 하는 선택이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원한을 품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던지려고 뜨거운 석탄을 손에 쥐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화상을 입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이다.”
9.
젊은 시절에는 인생을 뜻대로 개척해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과 의지가 충만했다.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올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언제나 그 원인은 ‘나’에게 있다고 여겼다. 그렇게 사는 과정이 즐거웠고 보람도 있었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내 인생은 거대한 우연과 수많은 인연의 힘으로 여기까지 이끌려 왔음을 알겠다. 우연과 인연이 좋은 쪽으로 작용했기에 지금껏 살아남은 것일 테니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10.
내가 긍정적으로 사는 이유는 하나다. 어차피 다가올 일이라면 가능한 내가 즐거운 쪽으로 만들어 가려는 노력과 의지다.
11.
사소하고도 소중한 추억들이 모여 인생을 빛나게 한다. 추억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재산이다. 당신이 포착한 오늘치 추억이 먼 훗날 하루를 버티는 힘이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