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문장] 확률적 사고의 힘

by 아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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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계획을 짜겠다는 생각 자체를 버리는 편이 좋다.
계획은 어디까지나 현시점에 잠정적인 것이며 상황 변화에 따라 수정해야 한다.
계획은 완벽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


1.

불확실성은 확률로 파악할 수밖에 없다. 세상이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다면 당연히 확률로 파악해야 한다. 이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문제는 사람이 세상을 확률로 파악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사람에게는 진화 과정을 통해 몸에 밴 심리적인 편향이 있다. 그 심리적인 편향이 확률을 잘못 보게 만든다.


2.

어떤 천재 혹은 어떤 카리스마적 존재라도 불확실성까지 지배할 수 없다. 독선적이 되면 불확실성을 간과하기 십상이며 결국 치명적인 실패를 겪게 된다


3.

한 명의 스타 CEO가 강한 권력을 휘두르고, 인수 합병 등 화려한 전략을 구사하고, 때로는 과감하게 정리해고를 감행하는 방식을 미국식이라고 부르며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그것은 함부로 남의 이마에 딱지를 붙이는 격과 같다. 역사적으로 보면 미국의 원동력은 어디까지나 민주적인 리더십과 시민이나 직원 한 명 한 명의 힘이 결집된 것이다.


4.

랜덤워크 이론을 부정하는 투자자들은 주가의 움직임이 어떤 법칙을 따르며, 우연만으로 성립한다고는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완전한 우연의 산물인 가공의 주식시장도 어떤 법칙을 따르는 듯 보이며, 도저히 우연만으로 성립한다고 여겨지지 않는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대답은 비교적 간단하다. 사람은 우연 속에서 필연을 찾아내려고 하며, 무질서 속에서 질서를 찾아내려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우연을 우연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우연만으로 성립하는 것에도 법칙을 적용한다.


5.

우연이 아니라 능력에 의해 주식 투자에서 수익을 올리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는 근거로서 로버트 루빈과 워런 버핏처럼 명확한 생각을 지닌 지성인이 큰 성공을 거두었다는 점을 내세울 수 있다. 물론 이것도 결정적 증거는 되지 않는다. 그들은 다만 지성이 있는 인물이 우연히 성공한 사례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성공한 사람이 자못 성공한 사람다운 풍모를 갖추는 것은 원래 그런 사람이기 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다. 우연에 의해서든 어떤 요인에 의해서든 여하튼 성공은 자신감을 심어준다. 물론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우쭐하는 사람도 있지만, 성공이 건전한 자신감을 심어준다면 그 사람은 침착하고 확실한 생각을 지니게 되고 제법 성공한 사람에 어울리는 품격을 갖추게 될 것이다. 즉 성공이 성공한 사람을 만들어간다.


6.

설령 도중에 실패를 경험하더라도 올바른 판단을 하기 위해 노력하면 긴 안목으로 보았을 때 성공할 수 있다. 사람은 우연을 통제할 수 없다. 할 수 있는 것은 올바른 판단을 거듭하는 것뿐이다.


7.

주가가 안정된 추이를 보이는 상황이 길게 이어지면 그 상황에 익숙해져, 먼 과거에 있었던 폭락과 같은 사태는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느끼게 된다. 이 경우, 드문 현상이 일어났을 때의 일이 의식의 초점에 올라오지 않기 때문에 그 확률을 거의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드문 현상이 발생할 확률을 어떤 유형의 것은 항상 모두가 과대하게 평가하고, 다른 유형의 것은 항상 모두가 과소하게 평가하는 것이다. 이처럼 어떤 문제의 어디에 초점을 맞추고 어떤 틀로 파악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답이 나오는 것을 ‘프레이밍framing 효과’라고 한다. 프로젝트를 제안할 때 같은 내용을 설명해도 프레젠테이션의 방식이나 표현 기법에 따라 성공할 듯 여겨지거나, 또는 도저히 성공하지 않을 듯 여겨지는 경우도 프레이밍 효과 때문이다.


8.

휴리스틱 사람의 인지 편향 중 대부분은 뭔가를 판단할 때 모든 수집 가능한 정보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나서 답을 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정보의 극히 일부를 토대로,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무의식중에 지극히 기계적, 고정적인 방법으로 간단하게 답을 끌어낸다. 약간의 정보를 토대로 일정하게 패턴화된 방법으로 답을 끌어내는 것을 ‘휴리스틱heuristic’이라고 한다. 휴리스틱은 어리석고 저급한 방식이 아니라 다만 간편한 해결법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크게 도움이 된다. 비즈니스 대부분은 휴리스틱을 토대로 한다.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중역들은 ‘A이기 때문에 B, C라면 D’라는 식으로 자신의 성공 경험을 토대로 수많은 현상에 순간적인 판단을 내린다. 뛰어난 휴리스틱을 지니는 것이 유능한 비즈니스 리더의 조건이다. 하지만 휴리스틱은 어디까지나 간단하고 편리한 방법이며, 대체로 틀에 박힌 방법으로 획일적인 판단을 이끌어낸다. 그렇기 때문에 현실을 적절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흑인은 리듬감이 좋다’든지 ‘은행원은 융통성이 없다’와 같이 하나의 범주로 묶어서 단정하는 일이 일상적으로 빈번하게 이루어진다. 이른바 고정관념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이 고정관념은 통계적으로 올바른 것도 있고 단순한 편견에 지나지 않는 것도 있다.


9.

사실 주가는 어느 지점이 타당한 수준이라는 정답이 없는 듯하다. PER은 10배가 타당한가? 20배인가, 아니면 30배인가? 그래서 일단 확립된 주가 수준은 한동안 크게 변하지 않는다. 앵커링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앵커링된 배수가 타당하지 않다는 점이 분명해지면 드디어 달라져 새로운 앵커링을 찾게 된다. 그때 주가가 크게 변동한다.


10.

주식시장은 대부분 우연으로 형성되고 우연이 아닌 움직임이 일부 있다. 하지만 그 우연이 아닌 부분은 인간의 인지 편향에 기인하는 것이어서 이를 이용하기란 간단하지 않다.


11.

유감스럽게도 사람들 대부분이 인지 편향을 극복하고 그것을 이용해서 주식 투자로 이익을 내는 상태에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만약 대부분이 인지 편향을 극복했다고 하자. 그러면 인지 편향으로 인해 주가가 잘못 평가되는 일이 없고, 따라서 주식시장에서 우연 외의 요소가 사라지게 된다. 요컨대 사람이 인지 편향을 극복한다면 주식시장은 거의 완전히 불규칙한 시장이 되는 것이다. 얄궂게도 사람이 지나치게 영리해지면 그 영리함을 이용해서 주식 투자로 이익을 올릴 수 없다.


12.

결국 불확실성의 성질과 효과를 늘 인식하고, 일시적인 행운과 불운에 현혹되지 않아야 하며, 오랜 기간에 걸쳐 올바른 판단을 축적하는 노력을 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13.

미래는 지금까지 일어나지 않은 예상 밖의 사건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14.

강하고 뛰어난 생물만 존재했다면 생명은 현재까지 이어질 수 없었을 것이다. 불확실성은 누구에게도 지배되지 않는다. 아무리 강하고 탁월한 생물이라도 지구 환경 변화로 인해 아주 간단하게 사멸할 수 있다. 하지만 다종다양한 생명을 모조리 소멸시키는 이변은 적어도 지금까지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진화론을 제창한 찰스 다윈Charles Darwin은 “살아남는 종은 가장 강한 것도 아니고 가장 현명한 것도 아니다.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종이 살아남는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변화에 적응하는 것은 대체로 우월적 지위를 누리는 생물이 아니라 곤경에 처한 생물이다. 그것이 생물종의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일로 이어졌다.

600~800만 년 전에 인간과 침팬지가 갈라졌다. 공통 조상은 현재의 침팬지에 비교적 가깝다고 한다. 인간 쪽이 공통 조상에서 크게 변화한 것이다. 인간 쪽이 뛰어났기 때문이 아니다. 인간의 선조가 아마 침팬지의 선조보다 열악하고 가혹한 환경에 놓였기 때문이다. 곤경에 처한 인간은 변화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다. 우연이 축적되어 일어나는 방향 없는 변화와 방대한 시행착오가 반복되면서 제각각 다르고 다양한 변화를 촉진한다. 예측할 수 없는 사태와 만났을 때 다양성이 생명 존속의 열쇠가 된다. 다른 것을 압도하는 강한 능력과 뛰어난 두뇌는 생존의 충분조건이 되지 못한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환경 변화에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예측할 수 없는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는 사전에 알 수 없다. 그래서 다양성을 갖추어두어야 한다.


15.

불확실성 때문에 실패하는 것은 결코 잘못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실패에서 배우고 수정하는 힘이다. 오히려 실패하지 않으면 필요한 수정을 할 수 없다. 실패하지 않는 것보다 실패하고 수정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16.

불확실한 세계에서는 모든 것이 확률을 동반한다. 올바른 방식으로 올바른 결과가 나오는 것도, 실력이 있는 쪽이 이기는 것도 모두 확률적인 현상이다. 늘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다. 단기간으로 보면 확률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는 일이 왕왕 있다. 확률은 횟수가 거듭되어야만 비로소 모습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확률은 단기적인 일보다 장기적인 일에서 안정되게 나타난다. 따라서 불확실한 세계에서는 장기적인 관점을 지녀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우연은 통제할 수 없다. 사람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은 확률뿐이다. 성공 확률이나 승리 확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수는 있다. 다만 그 확률이 장기적으로 나타나는 이상, 역시 장기적 관점에서 사물을 보아야 한다.


17.

불확실성의 세계에는 다양성 확보, 실패의 허용과 활용, 장기적 관점이 필요하다. 이 세 가지가 확률적 사고의 키워드다. 이런 요소가 갖춰지면 다양한 관점을 받아들이고 때로는 작은 실패를 반복하고 조금씩 전진하면서 오랫동안 지속되는 성공을 이루게 된다. 이것이 고대 로마와 생명 진화의 과정에서 볼 수 있는 ‘시행착오에 의한, 계획이 없는 진보’이며, 그야말로 확률적 사고의 진수다.


18.

어떤 문제는 거침없이 해결하는 사람이 다른 문제에는 쩔쩔맬 수 있다. 문제가 다르면 시각과 접근이 달라져야 한다. 유방이 다양한 인재를 휘하에 둔 끝에 얼마나 큰 힘을 발휘했는지 떠올리기 바란다. 특히 복잡한 문제는 시행착오 없이 해결하기 힘들다. 문제를 하나의 관점에서만 보고 해결하고자 하면 얼마 못 가 막다른 골목에 부딪힌다. 다른 각도에서 보았을 때 비로소 벽을 넘어 더욱더 나아갈 수 있다. 난관은 뛰어난 아이디어보다 이전과는 다르게 사물을 바라보는 것으로 돌파 가능한 법이다.


19.

성공의 싹은 일반적으로 시행착오를 통해 자라난다. 처음부터 완벽한 아이디어나 기획은 없다. 시행착오가 없으면 미래에 성공의 싹이 될 만한 것도 시들게 되고 가능성이 사라진다. 그런 조직에서는 성공의 씨앗과 더불어 실패의 씨앗도 뿌리는 새로운 발상이나 변화가 기피되고, 변하지 않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어간다.


20.

시마즈 제작소의 연구원 다나카 고이치田中耕一는 단백질 분석 기술을 확립해 2002년 노벨화학상을 받았다. 다나카는 그 새로운 분석 방법이 우연의 산물이고 실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한다. 어느 날 잘못 만든 용액이 아까워서 시험적으로 써본 것이 커다란 발견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그러면 우연히 이루어졌다고 해서 다나카의 공적이 훼손되는 것일까? 물론 그렇지 않다. 우연에 의해 위대한 분석 방법이 나온 것은 단순한 행운이 아니다. 항상 문제의식을 갖고 우연과 실패조차도 활용하고자 노력하고 수없이 시행착오를 되풀이했기 때문에 행운이 찾아온 것이다. 움직이지 않으면 우연에 부딪히는 일이 없고, 우연 속에서 진실을 발견하려는 마음가짐이 없으면 우연을 활용할 수 없다. 무수한 시행착오 끝에 행운을 만나는 것은 우연이라기보다 오히려 필연인 것이다.


21.

단기간의 결과는 실력보다 우연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장기적인 성공은 우연만으로는 이룰 수 없다.


22.

장기적인 성공은 단기적인 성공의 대척점에 있다. 천재나 카리스마적 존재도 환경이 변하면 신통력이 떨어지고 언젠가 치명적인 잘못을 범하게 된다. 그래서 장기적인 성공은 천재성이나 카리스마에 의존하지 않는다. 시간과 품을 들이고 때로는 비효율적이어도 독선을 피하고 중지를 모으기 위해 부심한다. 또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실패에서 배우고, 자신을 절대시하지 않고, 약점을 인정하고, 경쟁자를 과소평가하지 않고, 성공을 뽐내지 않고 성찰한다. 대담성이 물론 필요하지만 한편으로는 파멸적인 사태를 초래하지 않기 위해 지나칠 정도로 세심하다. 다양성의 가치를 인정하고 시행착오와 개선을 해나가며 지속적으로 성장 가능한 구조를 만들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한다. 장기적인 성공은 단기적인 성공의 합이 아니다. 처음부터 장기적으로 성공할 것을 목적으로 삼아야 비로소 이루어진다.


23.

인간은 늘 무엇과 무엇을 인과관계로 연결하고 싶어 한다. ‘A이기 때문에 B’라는 결론이 나왔다면, ‘A이지만 B가 아닌 경우’와 ‘A가 아니지만 B인 경우’는 없는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통계적 기법의 함정을 피할 수 있다.


24.

회사를 이끌고 가는 경영자를 선택할 때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단지 높은 실적을 올렸다는 이유만으로 선택해서는 안 된다. 일반적으로 젊은 직원은 잠재능력으로 평가하고 위로 올라갈수록 실적으로 평가하게 된다. 하지만 불확실성의 효과를 생각하면 경영자에게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실패를 허용하고, 장기적 관점으로 사물을 생각하고, 시행착오를 권장하고, 끈기 있게 불확실성을 고려하는 것이 요구된다. 우연의 결과에 지나지 않는 것까지 포함된 실적만으로 선택된 경영자는 진정 경영자에게 필요한 자질을 지녔다고 볼 수 없다.


25.

완벽한 계획을 짜겠다는 생각 자체를 버리는 편이 좋다. 계획은 어디까지나 현시점에 잠정적인 것이며 상황 변화에 따라 수정해야 한다. 계획은 완벽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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