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5시에 줌을 켜고 책상에 앉는다.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조각에 대한 글을 쓰기로 한다.
내가 다비드의 이야기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
글 한 편을 쓸 때 첫 문장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고, 때로는 첫 문장에 엄청 신경을 써보기도 했지만 어느 때부터는 꼭 그럴 필요가 있나 싶었다. 그런데 요즘 글을 쓰면서 드는 생각은 첫 문장이 글의 어떤 톤을 결정할 수도 있겠다 싶다.
얼마 전 김소연 시인이 했던 말 중에 시를 쓸 때 고심고심해서 첫 문장을 던져놓고, 그 다음 두 번째 문장을 하염없이 기다린다고 하더라. 두 번째 문장을 쓰면 그 때부터는 술술 써진다고.
오늘 새벽에 글을 쓰면서는 첫 문장, 둘째 문장보다는 어떤 이야기로 도입을 해야 할까를 고민했다. 영화 이야기로 시작을 해볼까, 미켈란젤로의 청년 시절로 시작할까, 다윗과 골리앗 도상의 역사로 냅다 들어가볼까. 여튼 이 문단, 저 문단 다 써두었다. 일단 써두고 배치는 나중에 해보기로. ㅎㅎ
그러면서 다윗과 골리앗의 이야기를 정리해보았다.
성경 속 인물들이지만 수 세기를 걸쳐 이미지화 된 것에는 그만큼 강렬한 메타포가 숨겨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이야기를 접하는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지점도 있고!
그걸 생각하다 보니 재미있지 뭐야. ㅎㅎㅎ
오늘은 아이와 함께 하는 스케줄이 많으니 오전에 바짝 더 흥을 이어가며 써보아야겠다.
새벽 글쓰기의 좋은 점은 오전 글쓰기를 위한 밑밥을 깔 수 있다는 것이다. 새벽에 해둔게 있으니 오전에 글쓰기를 시작하면 훨씬 빠르게 들어갈 수 있다!
오늘도 기분 좋은 하루 보내자. :-)
"위대한 국가는 자서전을 세 권으로 나눠쓴다.
한 권은 행동, 한 권은 글, 나머지 한 권은 미술이다.
어느 한 권도 나머지 두 권을 먼저 읽지 않고서는 이해할 수 없지만,
그래도 그 중 미술이 가장 믿을 만하다."
-19세기 영국의 미술비평가 존 러스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