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딜 가나 ‘더 글로리’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사람들이 이토록 복수극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마지막 두 화만 보긴 했지만, ‘더 글로리’를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자신만의 지옥이 있다. 나의 지옥은 무엇일까?
지옥을 없애는 방법은, 복수만이 정답일까?
악몽을 꿨다.
아니, 이런 걸 악몽이라고 할 수 있을까?
꿈에서 깨어나 생각했다.
아, 이게 나의 지옥이었구나.
존중받지 못했던 나의 선택이, 마음이, 그 시간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옅어지기는 커녕 짙어지는 상처가 있다.
괜찮아졌다고 생각할 때 즈음, 다시 수면 위로 떠올라 들추고 후벼서 상처가 덧난 걸까.
가까운 사람에게 받은 상처일수록 그 자국을 자꾸만 마주하게 되고, 기억은 왜곡된다.
악몽을 꾸면 으레 그랬듯이 당신에게 달려가 안기고 싶었다.
그 넓고 따뜻한 품 안에서, 너무 무섭다며 어린아이처럼 울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차마 당신이 나의 지옥이라고 말할 수가 없었다.
그러면 내 상처가 당신의 지옥이 될까 봐, 당신을 나의 지옥에 가둬버릴까 봐.
다시 눈을 감기가 두려웠다.
같은 꿈을 꾸게 될까 봐, 그 꿈이 현실이라고 믿게 될까 봐, 그래서 당신을 원망하게 될까 봐.
그 차갑고 깊은 어둠이 나를 집어삼킬까 봐.
쏟아져 나오는 눈물을 삼키며 생각했다.
그래도 나의 지옥이 당신이라서 다행이라고.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감히 미워할 수도 해칠 수도 복수할 수도 없는 사람이라서.
누구보다 나를 사랑하고 응원해주는 사람이라서.
언젠가 나의 이 지옥도 천국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당신의 크나큰 사랑 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