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표. 그리고...

< 낙화 _ 이형기 >

적절한 장소에 찍힌 마침표만큼
심장을 강하게 꿰뚫는 무기는 없다.

< 이사크 바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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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기의 말들 _ 은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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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 (洛花)

< 이형기 >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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