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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JIN Nov 23. 2018

"따뜻한 집에서는 따뜻한 밥 냄새가 나"

tvN, 하늘에서 내리는 1억 개의 별



어제 막을 내린 드라마 ‘하늘에서 내리는 1억 개의 별’은 쓸쓸하고 서글픈 운명에 대한 이야기이다. 

어디에도 뿌리를 내린 적이 없던 무영은 25년을 돌고 돌아 진강을 만나게 되고

좋은 사람이 되어 다시 살고 싶어 졌다. 하지만 이것은 거스를 수 없는 그들의 운명인 걸까. 

어릴 적 서로에게 존재의 이유였던 이들을 그 누구도, 그 어떤 세계도 응원하지 않고 

운명의 대가를 달게 받으라는 듯 매몰차게 몰아낸다. 

극복해보려는 그들의 사랑과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듯 결국 둘은 비극적인 결말을 함께 맡게 된다.





자신이 살인자의 아들임을 알게 된 김무영은 고통스러워한다.

그간 영혼 없이 살아온 자신의 구제불능 삶이 그 사실 하나로 모두 설명되는 기분이다.

사람을 셋이나 죽인 살인자 아버지라니... 그것도 엄마를 죽인 아버지라니...

처절하게 무너지는 시간을 어둠 속에서 홀로 보낸다.

그런 그를 버리지 않고 찾아와 사랑을 말하고 손을 내미는 유진강에게 김무영은 묻는다.





이런 나라도 괜찮아?
다시 태어나고 싶어.

  

그녀는 대답한다. 

온기를 가득 담은 손길로 망설임 없이 그를 보듬으며



당연하지.
그러려면 따뜻한 집에서 살아야지.
따뜻한 집에서는 따뜻한 밥 냄새가 나.




소박한 식탁에 마주 보고 앉은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해 미소를 짓고, 

따뜻한 식사를 함께한다.

낡고 어두운 창고 같던 그의 집은 조금씩 온기로 덮여진다.








따뜻한 밥과 그 밥을 함께 나누는 가족은

사람을 기르고 영혼을 데우는 양식이 된다.


내 아이들에게, 내 남편에게,

따뜻한 밥이 흐르는 집을 선물하고 싶다.

그 기억만으로도 언제든 외롭지 않게. 

쓸쓸하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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