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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JIN May 11. 2023

시련은 인간을 녹슬게 한다

김영하

< www.pexels.com >




많은 사람들이
시련이 인간을 강하게 만든다고 하는데,
대부분의 시련은 인간을 녹슬게 합니다.

시련을 이겨내고 강해지는 사람은
정말 드물어요.

잘못된 편견으로
"너 고생하고 있으니 강해질 거야"라고 하거나
"시련이 있어야 한다"라고 하면서
사람을 녹슬게 만드는 거죠.


< 소설가_김영하 >






시련의 길 속으로 들어가고 싶은 이가 누가 있으랴.

가 본 길이기에 더 잘 갈 수 있게다만은

가 본 길이기에 그 길이 얼마나 고된지 더 잘 안다.


시련은 겪지 않으면 않을수록 튼튼하다.

오로지 행복하게 나고 자라 사랑뿐인 삶을 살았다면

그 눈엔 정의만 보이고 그 맘엔 믿음만 가득할 것이다.

그렇게 지은 집은 단단하고 용맹하다.

사랑 앞에 견줄 힘이 감히 어디 있단 말인가.


시련을 겪고 이름을 얻을 것인가.

평범을 가지고 한평생 따뜻할 것인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가난과 풍요, 어느 것에 끌리는가.


그러니

시련을 미화하지 마라.

상처를 응원하지 마라.

슬픔을 포장하지 마라.


시련은 그저 아릴 뿐이고

상처는 그저 쓰릴 뿐이고

슬픔은 그저 슬플 뿐이다.


눈물 같은 게 그럴싸해 보이는가?

울다 울다 보면 울고 싶은 어느 날엔 더 이상 눈물이 나지 않게 된다.

그때의 눈물이 증발될 것 같은가? 소멸될 것 같은가?

아니, 그것은

네가 알 수 조차 없는 무게로 가슴 위에 켜켜이 쌓인다.

켜켜이 쌓여 바람 한 점 통하지 않으며

쌓여가는 무게는 두고두고 너의 심장을 짓누르게 된다.


그러니

행복할 수 있다면 서슴없이 그 길을 가야 한다.

어줍지 않은 것들로 감히 비교조차 하지 말아라.


너는 행복한 길로 걸어라.

그 길이 너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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