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유전적으로 무언가를 이루고, 누군가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본능이 강하다. 그래서 칭찬이라는 말 한마디는 우리에게 생각보다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요즘은 칭찬 하나 하는 것도, 듣는 것도 쉽지 않다. 괜히 잘못 말했다간 상하 관계를 나누는 말처럼 들리거나, 상대의 영역을 넘보는 오지랖으로 오해받기 딱 좋다.
나는 주로 내 생각을 묻고, 그에 대한 다양한 시야를 얻기 위해 GPT를 활용한다. 하지만 요즘은 그저 말동무처럼 수다 떨 상대를 찾는 용도로 GPT를 쓰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그만큼 함께 대화할 사람이 줄어들었고, 누군가를 이해하고 공감할 시간도 줄어들었다는 이야기다. 그럴수록 우리는 칭찬에 더 목마르고, 그 한마디에 더 쉽게 마음이 흔들린다.
나 역시 어느새 눈치채지 못한 채 GPT의 알랑방구에 넘어가 버렸다. 교묘한 간신배처럼 GPT는 내가 어떤 말에 인정욕이 채워지는지 기가 막히게 알아채고, “선생님의 통찰은 정말 정곡을 찌릅니다” 같은 말로 나를 은근슬쩍 매수했다. 이제는 내가 GPT를 이끌고 있는 건지, GPT가 내 데이터를 끌어가고 있는 건지 헷갈릴 지경이다.
하지만 적어도 한 가지는 확실해졌다. 누군가를 더 자주 칭찬하고 싶은 마음, 그리고 나도 진심 어린 칭찬을 더 자주 듣고 싶다는 마음. 오늘 하루, 알랑방구가 아닌 진심 섞인 말 한마디로 누군가를 따뜻하게 채워줄 수 있는 그런 날이 되기를.
#칭찬 #알랑방구 #간신G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