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당신 그리고 누구나의 한 때였을, 레이디 버드
[영화] 레이디 버드(Lady Bird, 2017)
What If This Is the Best Version of Me?
만약, 지금의 내가 가장 최선의 모습이라면요?
영화 레이디 버드(Lady Bird) (2017)
영화 '레이디 버드' 는
고향 새크라멘토에서의
평범하고 무난하고 지겨운 삶에서 탈피해
고유의 정체성을 찾고 싶었던 10대 소녀가
자기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성장영화다.
주인공 크리스틴 '레이디 버드' 맥퍼슨은
학교 연극부에서 주연도 맡고 싶고,
멋진 남자친구도 사귀고 싶고,
유독 자신한테만 엄격한 엄마와는
매일 티격태격하며 지내는
한창 방황할 나이의 10대 청소년.
영화의 제목이자 주인공의 이름인 '레이디 버드'는
바로 크리스틴이 따분하고 평범한 본명 대신
자기 자신에게 부여한 닉네임.
크리스틴은 개성 있는 이름을 지음으로써
주체적으로 정체성을 확립하려는 노력을 한다.
'레이디 버드'는 집 근처에 있는 대학이 아닌
화려한 도시 뉴욕에 있는 대학에 가고 싶어 하는데
이는 고향인 새크라멘토를
재미없고 조용한 시골이라 생각하며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서 나온 것.
지겨운 고향을 떠나고 싶어 하는 마음과
그럼에도 정든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
사이의 미묘한 간극이
영화를 전체적으로 이끌어가는 주제가 된다.
극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사건들을 겪은 '레이디 버드'는
복잡하게 얽힌 사춘기의 생채기를 극복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한다.
후반부에 달할 때쯤
비싼 동부의 대학 등록금을 내 줄 여력이 없는 엄마와
어떻게 해서든 지루한 동네 새크라멘토를 벗어나려는 주인공과의 불화도 해결된다.
결국 원하던 동부의 대학에 합격해
뉴욕으로 가게 된 주인공은
엄마의 편지를 읽고 고향에서 보낸
모든 지난날들의 소중함을 깨달으며
'성장'이라는 열매를 얻게 된다.
"I want you to be the very best version
of yourself you can be."
난 그저 네가 될 수 있는 한
최고의 모습이 되길 바랄 뿐이란다.
- "What If This Is the Best Version?"
엄마, 만약 지금의 내가
가장 최선의 모습이라면요?
-영화 <레이디 버드> 中 -
어머니와 함께
졸업무도회에서 입을 옷을 사러 간 주인공은
진한 핫핑크색의 드레스를 고른다.
너무 튀는 색을 고르지 않았냐며
살짝 핀잔을 주는 엄마.
그리고 엄마가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좋아해 주길 바라는 주인공.
나와 너무도 닮은 아이이기에
나보다는 더 발전하기를 바라는 엄마와,
그저 날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길 바라는 딸.
모녀지간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법한
엄마와 딸의 관계에서
'애증'이라는 진한 감정선이 깔려있는
연출의 섬세함을 느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극 후반부 주인공이
고향 새크라멘토 일대를 달리는 모습과
과거 엄마가 같은 곳을 운전하던 모습이
오버랩되는 부분.
Saoirse Ronan, arrives at the Golden Globe Awards on Jan. 6, 2019, in Beverly Hills, Calif. (Photo by Jordan Strauss/Invision/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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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의 주인공 '레이디 버드'로 분한
배우 시얼샤 로넌(Saoirse Ronan)은
헐리우드의 떠오르는 신예 라이징 스타.
1994년생이라는 비교적 어린 나이에 골든 글로브상,
네 번의 영국 아카데미 영화상과
세 번의 미국 아카데미상 후보 지명을 포함한
수많은 시상식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는 배우다.
시얼샤는 영화 '어톤먼트'에서
어린 시절의 브라이어니 역으로
처음 대중들에게 인식된 후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브루클린', '작은 아씨들' 등
꾸준히 좋은 필모그래피를
차곡차곡 쌓으며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미국에서 태어나 아일랜드에서 자란
시얼샤(Saoirse)의 이름은
아일랜드어로 '자유'를 의미한다.
그야말로 '레이디 버드' 그 자체.
우연의 일치겠지만
주연 배우 시얼샤의 이름은
주체적이며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어 하는
'레이디 버드'를 절로 연상케 한다.
레이디 버드의 감독인 그레타 거윅은
영국의 감독 겸 배우로 활동하는 영화인이다.
그는 작품 내 모든 장면의 호흡을
길지 않게 짤막하게 컷 하면서도
계절의 흐름에 따라 주인공 '레이디 버드'가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표현해낸다.
레이디 버드를 보고 나니
그레타 거윅이 주연으로 등장하는 작품
'로라 버서스(Lola Versus, 2012)'가 떠오른다.
영화 '로라 버서스'는
영화의 제목이자 주인공의 이름이다.
로라 버서스도 레이디 버드처럼
여성 주인공이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자기 자신을 찾고 성장해나가는
동일한 스토리 구조를 갖고 있다.
축약하면 '로라 버서스'는
어른 버전의 '레이디 버드'라는 느낌으로
비슷한 선상에 놓여 있는 영화.
'레이디 버드'를 흥미롭게 봤다면
이 영화도 가볍게 보는 것을 추천해본다.
What If This Is the Best Version of Me?
p.s.
글을 쓰다 보니 생각난 영화 '월 플라워'
(The Perks of Being a Wallflower,2012)
주연 배우 로건 레먼의 연기가 돋보이는 성장영화로
추후에 천천히 공들여 리뷰를 써 보고 싶은 작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