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 없이 길을 가다가
손을 잡고 걸어가는 어느 부부와 마주치게 되었어.
한적한 시골이고 눈이 정통으로 마주치다 보니
그냥 지나치기가 멋쩍어서
일면식도 없는 우리는
"안녕하세요?"
인사까지 하게 되었지.
그리고 엇갈리는 순간.
난 말없는 말을 보았어.
"우리 행복합니다."
주당이 수북하게 거품 쌓인 첫 맥주잔을 보는 것처럼.
초조한 생활비에 허덕이다가 오십만 원 복권 당첨된 것처럼.
만만한 것 없던 학창시절에 오묘한 비율의 숙성된 알바를 만난 것처럼.
남들에겐 뻔하지만 나는 엉뚱하게 새삼 느껴지고 보여지는 행복이란 단어...
이 길을 그 사람과 수없이 손 잡고 걸어 갔지만
우리도 그런 말을 남에게 보이고 있었을까?
행복이란...
돌아서서 바라보니
미리 얘길 안 해줘서 괘씸하기도 하지만
나도 그 속에 서 있었구나...싶어.
몰랐다고
몰랐다고
아무리 말해도
이젠 우리에게
보일 수 없는 말일 뿐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