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수라도
내 앞에 살고 있으면
내가 덜 외롭지 않을까... 하는 맘이
요즘 나의 솔직한 심정이야.
설령 '안녕하세요?' 인사말을 건네면
더러운 어떤 뜻이 숨어 있음직한 이웃이라도
있음으로써 평소에는 느껴보지 못한 어떤 생소한 온기 말이야.
한의학 치료를 몇 주 했지만
지나친 정원 가위질로 인한 엘보가 너무 고통스러웠어.
나는 병에 있어서 정성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말을 가장 신뢰하지 않아.
니 병 니가 치료해...라는 말로 들려.
하지만 자신의 병을 모르는 체, 무식한 체 하면서 차라리 죽지도 않는 병에는 누구나 도리가 없어.
치료를 마치고 나오니
저녁 나절 안개가 자욱한데다 비가 추렁추렁 내렸어.
집에 가기 위해 먼 길을 다시 돌아 가야 하는 나는
그 사이 몇 번의 속도 위반계를 떠올려야 하지.
나는 아직도 돈을 절약하고 있어...
당신이 나에게 있었다면
왼 손 넷째 손가락처럼 생각할 필요조차 없는 부산한 것들이
지금 자꾸 머리 속에 새끼를 치고...
집에서조차 목도리를 찾게 되는 때가 오니
집집마다 연기 나오는 굴뚝에서는 평온한 컷이 저절로 그려지고...
적막한 주위는
나의 침묵과 공기의 침묵이 어우러져 그야말로 모든 것이 바람 같기 그지 없지만...
돌아와
혼자 마시는 한잔의 술에
"춤 볼(Zum Wohl)!!"
괴테가 했을 건배사...
내가 알고 있는 그대들의
행복을 위하여!!
그대들이 알고 있는 나.
나의 아름다운 사례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