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가면서 봄은 새로워지고
여름도, 가을도, 겨울도 새로워 보여...
같은 이름을 가진 저만의 계절이건만
오늘 다르고 내일 다른 연인처럼
왜 매번 달라 보이고 성숙해 보이는 걸까?
당신에게 이 가을엔
우체국 소인이 찍혀야만 받아 볼 수 있는 편지보다는
오래된 한통의 얼룩덜룩 손 때 묻은 편지를 바로 안겨주고 싶어.
칼은 머리 부분이 힘 있는 걸까? 꼬리 부분이 힘 있는 걸까?
누군 머리라 하고 누군 꼬리라 하지만
그리움이 향하는 공간에서는
모두 힘이 없는 것 같아.
불현듯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어린 시절 할머니 다듬이질을 보며 그 소리에 음악이며 그림을 헤아렸 듯
아무런 이해 없이 어떤 것들을 구경하고 싶어.
여행에서 돌아오는 날
잊을 수 있겠지... 계산을 넣지만.
기억의 여신 므네모시네에게 부탁하고 싶어.
영혼이 있는 기억은
살아있는 것의 분신처럼
숨 쉬게 버려 두라고....
나는 살아서 길을 가지만 그도
같이 이 길을 가게 해 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