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모든 화는
인간관계에서 비롯되며
그런 인간에게 신앙은
화를 없애는 기술이 아니라
화를 가지고도 무너지지 않게 붙들어주는 틀이라고
한다.
나는 신앙의 기초적 자세가 없는 듯
그 말에 수긍하여 신앙을 붙들어 두기가 무척 힘들다.
어쩌면
나이들수록
하늘을 날던 참새가 어느 순간 풀밭에 스러지거나
아침에 향을 피워대던 꽃이 저녁에 줄기까지 죽어 있는 것처럼 그저 사는 것이 최선인 것 같다
삶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것은
배반당하기 쉬운 감정이다.
생의 굴레에
지금 필요한 것은
의미있는 삶이 아니라
덜 힘든 하루가 아닐까?
모든 마음을 '허탈'이나 '공허'와는 다르게
그저 비워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