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아홉

by 사포갤러리


Story/Mixed Media








인간의 모든 화는

인간관계에서 비롯되며

그런 인간에게 신앙은

화를 없애는 기술이 아니라

화를 가지고도 무너지지 않게 붙들어주는 틀이라고

한다.


나는 신앙의 기초적 자세가 없는 듯

그 말에 수긍하여 신앙을 붙들어 두기가 무척 힘들다.

어쩌면

나이들수록

하늘을 날던 참새가 어느 순간 풀밭에 스러지거나

아침에 향을 피워대던 꽃이 저녁에 줄기까지 죽어 있는 것처럼 그저 사는 것이 최선인 것 같다

삶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것은

배반당하기 쉬운 감정이다.

생의 굴레에

지금 필요한 것은

의미있는 삶이 아니라

덜 힘든 하루가 아닐까?

모든 마음을 '허탈'이나 '공허'와는 다르게

그저 비워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