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사포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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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박완서씨는 산문집에서
잡초를 '나도 잔디'라 칭했지만

여름 내내 잡초뽑기에 열을 내다가 급기야 공포증까지 걸린 나는 무턱대고 '흥!'이다.

내가 느끼는 그들의 언어는 '나도 풀이야. 풀이라구.'하며 구걸 내지는 비아냥거리며 웃는

것 같아 약이 바짝 오른다.

비가 온 다음에는 쑤욱쑤욱 자라 기세가

등등하지만 땅이 물러져 뽑아 제치기에 쉽다.

뽑으며 그들의 번식을 눈여겨보면
정말 잡초스럽다.
'억척 불사신 풀'의 번식모양은

첫째. 가지가 땅에 닿기만해도 거기서 뿌리를
내린다.
둘째. 공기같은 홀씨를 살랑거리는 바람에 훅
뿌려 금방 똑같은 개체를 생산한다.
셋째. 잔털 뿌리만 남아도 수십개를 달고 있는
굵은 뿌리로 순식간에 변한다.


나는 해마다 '내년에는 꼭 쳐버릴 거야.'를 외친다.
뭐를?
죽이는 약을.
하지만 한 번도 실천하지 못했다.
나이를 먹으며 '하이구,뭐...'를 되풀이하다 보니
그것들을 뽑으면서도 다음 날 비웃듯 내민
얼굴이 '뭐. 풀 좀 하면 어때.'하는 넉살에
정이 든 걸까?
'그래 그래. 신나게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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