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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든여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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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2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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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득템했다고 신나했던 분홍색 코듀로이 가방에
쏘주를 한병 넣고 비오는 거리를 질러 혼자 석남사를 갔다.
자연은 자연스러움 그 자체로
마주하기에 경이롭고 행복하다.
사랑해서 행복하고
사랑하기에 행복한 것을 묻는다면 나는 큰 목소리로
'자연!'하고 말할 수 있다.
아무리 기가 찬 로봇이 사람 손에 태어나면 무엇할까?
태풍에 역병이 몰아치면
오만한 희망은 산산조각이 난다.
스님 계신 곳에 주님을 모실 수 없어
합장 흉내만 하고 돌아왔다.
물소리는 언제 들어도 변화무쌍하고
내 마음을 쓸어내린다...
그리고
너의 일은 곧 무가치하게 지나갈 것이라는
조언을 며칠은 명심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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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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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ppho-Gallery since 2013 Sappho는 고대 그리스 시대 최초의 여류 서정 시인. 사포갤러리에서 글과 그림에 몰두하는 무명화가. 개인전시 3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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