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필라움의 필요성
한국에는 없는 단어가 있다.
바로 슈필라움(Spielraum) 이다.
슈필라움은 놀이(Spiel)'와 '공간(Raum)' 의 합성어로
나만의 놀이공간 즉 아지트를 의미한다.
어릴 적 나의 슈필라움은
이불과 빨래건조대로 만든 간이텐트(?)였다.
언제든 철거될 수 있던 공간이었지만
나는 그 불안하기 짝이없는 공간을
당시 내 방보다 더 좋아했다.
그곳에 있으면 숙제를 해도 게임을 해도
괜히 더 집중이 잘되고 즐거웠으며
숨만 쉬어도 몹시 편안하고 행복했다.
아마 나만의 공간이었던 이불텐트가
심적으로 안정을 선물했나 보다.
심리학자 김정운 교수님께서는
여수에 횟집을 개조하여
자신의 슈필라움을 완성시켰다.
교수님께서는 그곳에서
자신이 좋아하고 하고 싶은 행위만을 하시며
오롯이 자신만의 이야기를 그곳을 도화지 삼아 그리고 계신다.
김정운 교수님은 자신의 책
슈필라움의 필요성에 대해 많이 언급하신다.
아래는 김정운 교수님께서 책에 쓰신 말씀 중 일부이다.
유명 디자이너의 비싼 인테리어 가구로 공간을 가득 채운다고 ‘슈필라움’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내 취향과 관심이 구현된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리 보잘것없이 작은 공간이라도 내가 정말 즐겁고 행복한 공간, 하루 종일 혼자 있어도 전혀 지겹지 않은 공간, 온갖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꿈꿀 수 있는 그런 공간이야말로 진정한 내 ‘슈필라움’이다. - 본문 중-
어릴 적 당신의 아지트였던 그곳과 같은
마음 편히 행동할 수 있는 공간이 지금 있는가
없다면 주위를 둘러보며 한번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주관을 내세우기 어려운 딱딱한 사회에서
나의 주관을 잔뜩 부릴 수 있는 슈필 라움이 있다면
당신은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을텐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