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피어오른다 Jun 25. 2024

안녕, 모그!

주디스 커 글,그림. 북극곰


나이가 많은 모그는 이제 편히 쉬고 싶다.

모그가 세상을 떠난 걸 알아차린 가족들은 슬픔에 젖는다.

어느 날, 데려온 새끼 고양이는 가족들이 낯설다.





새끼 고양이에게 조금의 도움을 주고 비로소 하늘로 날아 올라간 모그.

모그의 영혼은 가족들과 함께 했던 추억들을 하나하나 채운 후에,

그리고 새 가족을 남겨두고 밝은 빛 속으로 사라졌다.

모그의 영혼이 가족들과 함께하는 장면은 

사후에 영혼이 이승에 잠시 머물다 떠난다는 얘기를 떠올리게 한다.

그림체는 애틋함과 포근함을 품고 있고 

몽글몽글한 색연필의 표현들은 부드럽고 따듯하다.

아마 모그는 가족들에게 그런 존재였을지 모르겠다.

작고 낯선 새끼 고양이가 나타났을 때 모그는 서운했다.

나 또한 금방 새로운 고양이가 등장해서 모그의 마음이 신경 쓰였다.

모그는 섭섭한 표정을 지었지만 새끼 고양이에게 도움을 주며

그 도움이라는 것이 같이 놀아주고 새끼 고양이의 엉덩이를 밀어주는 것뿐이지만

가족들에게 스며들 수 있게 했다.

글을 읽고 있으면 가족들의 말속에 모그의 말이 섞이게 돼서 

모그가 아직 살아있는 듯한 기분을 준다.

2018년에 개봉했던 애니메이션 영화 '코코'에서는

영혼에 대한 얘기를 한다. 

이승에 있는 사람들이 죽은 자를 잊기 시작하면 영혼이 점점 흐릿해지고

결국 흔적도 없이 증발해 버린다.

죽은 자의 영혼조차 그것을 두려워하고 슬퍼한다.

가족 품에서 머물던 모그는 '언제나 모그가 생각날 거야.'라는 다비의 말을 듣고

그러길 바란다며 편히 하늘로 향한다.

누군가 자신을 생각해 주는 존재가 있음에 모그는 마음을 놓고 따듯한 영혼의 안식처로 사라진 것이다.






안녕, 모그! 는 모그가 주인공인 17권의 시리즈 책 중 하나다.

그중 주디스 커 명작 시리즈, 창작동화 베스트 등으로 모그가 소개되어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안녕, 모그'와 '깜박깜박 고양이 모그' 등 몇 권만 번역되어 출간된 듯하다. 

또 하나, 그녀의 일러스트 컷들과 일생을 담은 '주디스 커'라는 책이 있다.

영국을 대표하는 그림책 작가인 그녀의 초기 일러스트들과 

생동감 있는 표현들을 유심히 살펴보며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주디스 커의 첫 번째 그림책(1968)








작가의 이전글 비 오는 날의 소풍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