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너스, 니케, 모나리자
루브르 박물관에는 세명의 미녀가 있다고 합니다. 물론 미녀의 본래 의미인 '외모가 아름다운 여인'이라 그녀들을 칭하려는 의도는 없습니다만, 루브르에서 가장 사랑받는 세 작품의 주인공이 공교롭게도 여성이기에 '루브르 박물관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는 여성들'이라는 의미에서 그녀들을 '미녀'라고 칭하도록 하겠습니다.
미술에 대한 큰 관심이 없더라도 그녀들을 모르긴 어렵습니다. 오늘은 루브르의 슈퍼스타이자, 3대 미녀를 소개합니다.
첫 번째 미녀는 바로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사랑과 아름다움의 여신 비너스'입니다. 혹은 '아프로디테'라 하죠.
'팔이 없는 비너스'로도 잘 알려져 있는 조각으로 어쩌면 그녀는 이런 모습 때문에 더 유명해진 것일지도 모릅니다. 밀로의 비너스는 1820년 그리스 밀로 섬(l’île grecque de Milo)에서 발견됩니다. 발굴이 되고 나서 당시에 그리스에 주둔해있던 프랑스 대사가 왕 루이 18세에게 이 조각을 선물했고, 1821년부터 루브르에 전시되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루브르에서 밀로의 비너스를 맞이하게 되면서, 없는 팔을 복원하려는 시도를 하게 되지만 이만 포기하게 됩니다. 그 이유는 밀로의 비너스는 팔이 없는 상태로도 충분히 아름다웠기 때문인데요.
'복원'이란 무엇일까요? 복원은 원작의 아름다움을 살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복원 시에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원작과 다른 새로운 작품'을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복원을 중단한 루브르의 판단은 신의 한 수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에는 이런 그녀의 팔의 부재로 인해 그녀가 누구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고 합니다. '아프로디테'인가 아니면 바다의 여왕 '암피트리테(Amphitrite)'인가? 하지만 이후 근처에서 그녀의 상징물인 사과를 들고 있는 손 모양의 조각이 발견이 되면서 그녀는 아프로디테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바로 '승리의 여신 니케'입니다. 두 미녀는 다 그리스 로마 신화 속의 여신들이네요.
뱃머리에 우뚝 서있는 여신의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인데요. 니케 상은 에게해에 있는 사모트라케 섬(L’île de Samothrace)에서 발견이 됩니다. 프랑스의 부총독이 1862년 발굴을 시작해 복원이 완성된 것은 1884년이었습니다.
이 조각 또한 발견 당시 팔과 얼굴을 없었지만, 그녀의 오른 팔로 추청 되는 조각이 이후에 발견되면서 과거에 등장했던 니케 모습과의 유사성으로 그녀를 승리의 여신 니케로 추청하고 사모트라케의 니케 라 부르기 시작합니다.
<밀로의 비너스>와 <사모트라케의 니케>는 둘 다 같은 시기인 헬레니즘 시대에 만들어지고, 1800년대에 발견이 되었습니다. 프랑스혁명 이후에 신고전주의가 유행하고 있었을 시기에 발견되었던 고대 그리스 로마의 유적과 예술품들은 프랑스인들의 큰 사랑을 받았는데요. 당연히 이 두 작품은 루브르 박물관이 개관한 1793년 이래로 초기 컬렉션을 구성했을 때부터 오늘날까지도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프랑스인들과 유럽인들의 그리스 조각에 대한 관심은 항상 뜨겁습니다.
세 번째는 바로 '모나리자'입니다. 그런데 모나리자는 앞서 등장했던 두 미녀와는 다르게 여신이 아닌 '일반인'입니다. 이 작품은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작품으로 1503년에서 1506년 사이에 그려지지만, 왕실 컬렉션으로 들어오게 된 것은 프랑수아 1세 때로 앞서 만난 두 그리스 조각보다 이른 시기였습니다.
이 작품은 피렌체 상인(Francesco del Giocondo)의 아내를 그린 초상화로 남편의 주문에 의해 그려졌지만, 다빈치가 프랑스로 건너오게 되면서 주문자에게 돌아가지 못하고 프랑스로 넘어오게 되었던 그림이었습니다. 참고로 프랑스에서는 모나리자가 아닌 '라 조콘드'라 부릅니다.
그렇다면 신화 속 여신도 역사 속 중요한 인물도 아닌 일반인을 그린 이 초상화는 왜 이렇게 유명해졌을까요? 정확하게는 1911년 8월 21일 루브르 박물관에서는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 하나 일어납니다. 바로 모나리자가 도난을 당한 사건이었습니다. 그때부터 모나리자를 찾기 시작하고, 언론은 모나리자가 사라졌다는 기사를 내지만 2년 동안 모나리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모나리자를 이탈리아 미술품 상인에게 팔려는 시도가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범인이 잡히게 됩니다. 범인은 바로 이탈리아인 빈센초 페루자(Vincenzo Peruggia)로 루브르 박물관에서 일을 했던 유리공이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모나리자는 유명인사가 되어버립니다.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그림이길래 이탈리아인이 훔쳐갔던 것이었는지 무척이나 궁금해했죠.
루브르 박물관에서 가장 사랑을 받는 세 여신을 만나봤습니다. 오늘은 이 세작품을 간단하게 소개해 보자는 마음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글을 써봤는데요. 앞으로도 9월에 화성시에서 새로 개강하는 강의인 <유럽미술관 산책> 내용에 맞춰서 미술사 내용을 연재해보려고 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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