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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티칸 May 20. 2015

Heath Ledger의 눈

히스 레저는 조커에게서 무엇을 본 것일까?

그의 눈을 보고 우린 무엇을 느꼈나요?

히스 레저는 조커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는 가장 어둡고 추악한 모습을 마주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요?

그리고 우린 그런 조커의 눈을 보고 우리 마음 속 깊은 곳을 슬쩍 마주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사람은 누구나 다 어둡고 추악한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섣부른 일반화라고 생각할 수도 있죠. 하지만 우린 그런 모습을 숨기고, 자기 합리화를 통해 어둡거나 추악한 것이 아니라고 믿습니다. 오히려 정당한 것이라고 생각하죠. 자신은 도덕적이고, 사회적으로 적응을 잘 하면서 살아가고 있으며, 세상에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끊임없이 주입하며 살아갑니다.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모두들 자신의 욕구와 욕심, 욕망에 충실할 뿐인 거죠. 물론 사람들끼리는 그 속에서 사회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나눕니다. 하지만 그 조차도 각각의 욕구와 욕심, 욕망에 근거해 있다는 것이 틀린 이야기는 아닐 겁니다.

배우는 옳고 그름을 따지며 역할을 봐야 할까요? 

그렇게 바라본다면 배우는 절대 역할이 될 수 없을 겁니다. 역할의 어둡고 추악한 모습을 마주하고 내가 그것의 일부분이 되어야 합니다. 그 모습을 '인정'하는 순간 순식간에 역할로서의 삶으로 빨려 들어가죠. 그리고 그 모습을 숨기고, 정당한 것이라고 믿기 위한 생각의 패턴을 만들어 냅니다. 연기를 하는 순간 그 생각의 패턴 속에서 살아가야 하죠.


사실 이 이야기의 바탕에는 Ivana Chubbuck이라는 Acting Coach의 테크닉이 있습니다. 그녀가 제시한 열두 단계 테크닉 가운데 시작 부분에서 다루는 테크닉이 바로 그것입니다.

Remember to delve into the darkest and ugliest parts of your life.
Important: DO NOT judge your character or his/her objectives. 
-The power of the actor(Ivana Chubbuck)-

도대체 그가 조커의 내면을 얼마나 깊게 들여다 봤으며, 무엇을 보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저 상상해 보고, 추측해 볼 따름이죠. 하지만 히스 레저가 조커의 가장 어둡고 추악한 모습을 파고 들어가, 그것을 세상의 잣대로 심판하지 않았음을 그의 눈을 통해 분명히 느낄 수는 있습니다.


그는 조커에게서 무엇을 본 걸까요?

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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