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주의 연기의 아버지, 그의 Method
Stanislavski의 '배우 수업'
연기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고, 배우의 길을 가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배우 수업'이라는 책을 모를 수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일독을 하지는 못 했더라도 일독을 하기 위해 고군분투는 해 보았을 것이다. '좋은 연기'에 목 말라있는 배우 및 배우 지망생들에게 가장 많이 추천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연기 공부를 시작하는 주인공이 쓰는 일기'라는 형식으로 정말 잘 쓰여진 책인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더욱이 '배우 수업'이 좋은 책인 이유는 삶을 살아가는 가운데 참으로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이 많이 녹아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배우 수업'을 읽은 많은 사람들은 이 책이 너무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좋은 이야기인 것은 알겠고, 도움이 되는 이야기인 것은 알겠지만 구체적으로 내 연기에 어떻게 적용시킬 수 있으며, 정확하게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들 한다. 그토록 좋은 책이 도대체 왜 읽기가 어려운 책으로 낙인찍혔을까? 그저 스선생님이 이야기하는 내용이 어렵다고만 탓할 수 있을까? 내 결론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배우 수업'이라는 책에는 분명 연기에 구체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들이 많다. 그것을 쉽게 읽어내지 못하는 것은 스선생님의 'Method(메소드)'와 그가 정립해 놓은 개념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배우 수업'이라는 책이 정말 훌륭한 책이라고, 배우에게 있어서 바이블과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는 이유는 그의 'Method'와 그가 정립해 놓은 개념들이 '한 사람의 일기'라는 형식으로 너무나도 잘 정리되어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Stanislavski's system을 모르거나, 제대로 이해를 하지 못 하고 있는 사람이 읽는다면 그저 좋은 글 정도로 끝나는 것이다. 무림의 고수가 쓴 무공비급을 그 본질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봤을 때 그저 좋은 글귀를 적어 놓은 책으로 보는 것과 같은 이치랄까?
Stanislavski의 'The method of physical actions(신체행동법)'
하지만 내가 앞으로 다루려는 것은 '배우 수업'이 아니다. 스선생님의 'Mehod'이다. 바로 'The method of physical actions(신체행동법)'에 대해 쓰려고 한다. 총 25단계로 이뤄져 있는 'The method of physical actions'는 스선생님이 말년에 만든 'Method'이다. 그리고 그것은 Stanislavski's system의 정수라고 해도 좋을 만한 것이다. 더욱이 요즘 많이들 이야기하는 'Method acting(메소드 연기)'의 원류이다. '배우 수업'을 각자의 무공비급으로 만드는 것에 있어서 앞으로 쓸 글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스선생님이 남기신 말씀 가운데 이런 말이 있다.
"Create your own method. Don't depend slavishly on mine.
Make up something that will work for you! But keep breaking traditions, I beg you."
-Stanislavski-
글이든 말이든 해석은 자유니까 따로 번역을 하지는 않겠다. 스선생님 말씀을 따르자면 그의 'Method'가 무엇인지를 먼저 알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스선생님은 원치 않으셨는지 모르겠지만 그가 만들어 놓은 것들은 배우가 연기함에 있어서 상당히 의지할 만한 것을 제공해 준다.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배우 자신이 역할이라고 믿고 몰입할 수 있는 Hotline을 제공해 준다는 편이 맞을 것 같다.
그의 Method는 느리다.
우리는 엄청난 속도와 흐름을 가진 시대에 살고 있다. '배우'라는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한 사람의 삶을 만들어내어 자신의 삶이라고 믿고 움직이고 그 삶을 보여주는 직업이 배우라면, 배우에게 한 사람의 삶을 만들어내고 자신의 몸으로 그 삶을 드러내는 순간까지 주어지는 시간은 그리 긴 시간이 아니다(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을 것이다). 즉 빠르게 역할의 삶을 구축하고 배우 자신이 믿고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부분까지도 해결할 수 있는 Method는 이미 나와있다. 그렇다면 그런 Method를 이야기하지 왜 굳이 스선생님의 Method를 다루려고 하는 걸까? 심지어 느리기까지 한 그의 Method를 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는 연기 테크닉들이 모두 Stanislavski's system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들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여러분들이 읽게 될 글에서도 알 수 있겠지만 스선생님의 Method는 현대의 기준에 있어서 상당히 느리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그의 Method를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상당한 차이를 불러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접근성이 좋고 빠른 맥북을 가진 사람이 맥북의 메커니즘을 이해하지 못 한다면 충분히 활용할 수 없는 것과 같다(예가 너무 편협했다면 넓은 이해를 바란다).
이제 진짜배기 Method acting(메소드 연기)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