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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해지면 외모가 아니라 반응이 식상해서 지루한 거죠

by 이이진

https://youtube.com/shorts/eKLmlWlXfIk?si=YbmeIFIEr4Pjn7vN


<몇 번을 만나느냐>가 중요하다기보다는 <만났을 때 어떤 경험을 하고 교류를 했냐>가 중요하지 않을까요?


일단은 만나고자 하는 횟수 자체가 어느 정도 서로 일치를 해야 될 거고, 즉, 한 사람은 자주 만나고 싶은데 한 사람은 자주 안 만나도 된다고 하면 이 자체로 이미 갈등이 생겨서, 만날 때마다 더 만나고 싶은 쪽이 짜증을 낼 가능성이 크고 그러면 만나도 기분 좋을 일이 없는 것처럼, 일차적으로는 어느 정도 만나는 게 좋을까, 서로 합의가 있어야 될 거고, 그리고 난 다음에는 만났을 때 가능하면 좋은 감정이나 유쾌한 경험을 하는 게 좋겠죠.


유튜브에 연애 상담하는 분들 중에, 상대방에 대한 기대가 많고 연애에 대한 준비도 많이 하다 보니까, 막상 만났을 때 상대방이 호응하지 않으면 실망하는 분들이 있어서, 즐겁지 않은 대화를 하게 되고 헤어지면 <내가 왜 그랬지> 후회하는 패턴을 반복하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자주 만나고 싶은데 자주 만날 수 없거나 자주 만나는 걸 선호하지 않는 상대라고 하면 일단 본인이 그걸 견딜 수 있을까 생각을 하고 연애를 시작하고, 견디기로 했으면, 만날 때만큼은 재밌는 시간을 보내야겠다, 이렇게 생각하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자주 만나서 식상해지는 경우는 만나봐야 매일 같은 소리를 하니까 그런 것이고, 가령 부부가 되면 만나서 할 얘기가 육아, 시댁이나 친정 문제, 돈 문제 이런 걸로 국한되는 것처럼, 연애할 때도 식상해지는 이유는 단순히 그 사람의 생김새에 익숙해진다기보다는 그 사람이 뭘 할지 이미 알아버려서 흥미를 잃는다, 이렇게 봐야죠.


<어디 먹으러 가자> 이렇게 말하면 <너는 맨날 거기만 가더라> 이렇게 반응할 걸 아니까 말하기가 싫어지는 거고, 머리도 하고 옷도 새로 샀지만 아무런 차이를 못 느끼는 걸 아니까 새 옷을 사도 친구들에게 자랑하는 것이죠.


시간이 지나도 생각나는 사람 중에 외모가 좋은 사람도 있긴 합니다만, 대부분은 좋은 사람, 따듯했던 사람, 괜찮은 사람이 기억에 남는 이치와도 비슷합니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의 공통점은 <익숙함을 바탕에 둔 편안함>이죠. 즉 처음에는 단순한 자극에 반응하지만 이내 그 자극에 익숙해지고 없어지는 단계를 넘어서 편안함에 이르면, 그게 진짜 관계다 저는 이렇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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