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편도 세계 전쟁까지 갔으나 지금은 불법 약물이듯이, 격동의 물건이 있죠
https://youtube.com/shorts/p6nZG68dAeM?si=96C2sl76X1FelB-0
건강보험공단이 한국필립스나 KT&G 상대로 담배 소송을 시작한 게 2014년이고, 1심은 패소고, 2심 항소심이 이제 막바지를 향해 간다고 하니까, 담배가 무익하다는 게 일반 상식으로 자리 잡고 실제 소송에 이르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린 거죠. 무익하나 건강에 직접 영향을 주는가는, 심지어 여전히 논쟁 중인 것이고요.
찾아보니 광해군 때 담배가 어느 정도 수입이 됐고 19세기말에 일본 등 해외에서 담배가 수입됐다고 하니까, 담배가 문화 전반에 있던 기간은 생각보다 긴 거 같고요, 또 제가 어렸을 때는 담배라는 게 남자 성인이 돼야만 할 수 있는 건데 여자 어린애가 하게 되면 일종의 겉멋 비슷한 반항적인 이미지로 자리 잡으면서, 저도 어렸을 때 꽤 담배를 일찍 배웠긴 한데, 25살인가, 정말 끊었죠. 당시 영화에서도 담배가 다 멋있고 그러던 시절이었으니까. 여자가 담배 피우는 게 쿨~한 그런 시대였었고.
다들 제가 중학교 때 겪은 일을 얘기하면 그게 실제냐, 물어볼 정도로, 학교가 세워지는 동시에 입학생을 받고 또 매해 건물이 올라가고 그런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자퇴하는 애들도 많았고 폭력 행동이나 그런 것들도 상당히 자주 있고 그렇다 보니까, 뭔가 <내가 강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불안감에서 반항적으로 보일 수 있는 것들은 다 해보자, 이런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당연히 배운 것도 있지만 후회도 큽니다.
공개적인 댓글로 작성하기 상당히 힘들 정도로 반항적인 행동이랄 수 있는 것들은 다 해 본 거 같은데, 변명이라면 변명이겠지만, 당시에는 그런 행동을 하는 애들이 친구도 많고 인기도 많고 주변에 늘 사람이 있어서, 왕따 당할 일도 없고 그랬었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생각합니다.
저도 초등학교 때는 체육을 제외하고 딱히 공부를 안 해도 성적이 나오는 편이라 부반장도 하고 별별 상도 많이 받고 그랬었고, 심지어 중학교 입학할 때 가장 좋아하는 과목이 물상 (지금의 물리)과 영여였을 정도였는데, 중 1 때 화장실도 자유롭게 못 갈 정도로 왕따 한 번 당하고 나니까, 가난한 거야 그렇다 쳐도 공개적으로 언급하기 힘들 정도로 집안 분위기도 너무 심각했어서, 공부는 인생에서 중요한 게 아니고 <멘털이 파탄 나겠다, 강해져야겠다>, 이렇게 급 방향을 선회했던 탓에, 문제적 행동을 제법 했었죠.
문제적 행동을 하니까 신기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건드리는 애들도 없고 일단 패거리 안에 들어가게 되고, 그렇게 고등학교까지 왕따 없이, 나름대로 반 애들한테 선물까지 받으면서, 절 싫어하는 애들과는 적대적으로, 저를 좋아하는 애들과는 문제 해결사 행세를 하면서 보냈습니다. 학교 내 나름 노는 애가 되면, 애들이 와서 고민을 털어놓고 그 문제를 해결해 주길 원하거든요.
원래 좀 책을 좋아하던 습관이 있어서 그랬는지 고 3 때 대입 앞두고 부랴부랴 공부 좀 해서 수도권에 있는 대학에 들어가서 졸업도 했고, 그런데 수능 한 달 전에 후배들이 저도 잘 모르는 제 동기이자 후배들에게는 선배인 어떤 애한테 대드는 일이 있어서 거기 또 휘말렸다가 퇴학당할 뻔한 거를 동기들이 벽보 써서 처분으로 끝났고, 다사다난한 사춘기를 보낸 후, 대학에 가니까 그 때서부터는 제가 교실 안에 갇혀서 어떤 강제적인 인간관계를 맺지 않아도 되다 보니, 좋아하는 책 읽기나 전시장 가는 거나, 이런 생활로 돌아가서 장학금도 좀 받았던가? 여하튼 그렇습니다.
워낙 부모님과는 마찰이 심해서 (마찰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의 갈등), 대학 입학 하면서부터 저는 일단 생활을 부모님 집에서 잘 안 하고, 친구 집이나 선배 집 전전하고 지냈고, 그렇게 일찍 반 독립 시작해서 졸업하고 4년 뒤에 완전히 주민등록으로도 독립을 했는데, 여하간, 대학 졸업 하고 얼마 안 있어서 공모전에 나갔다가 그게 또 상을 받고 어쩌고 하면서 언론에 나오는데 제가 너무 좋은 사람으로 나오고... 참 젊어서의 제 삶이 너무 드라마틱한 면이 있어요.ㅎㅎ
중학교 때 시작한 담배를 끊은 가장 큰 계기는, 제가 심지어 EBS 방송에 젊어서 고군분투하는 의상 디자이너 이런 걸로 나간 게 좀 인기를 끌었는데, (같이 사업을 한 동료 남자 1명이 주인공이고, 저와 동료 선배 언니는 사이드로 나갔는데도 사람들이 저를 무척 알아보더군요) 당시에는 건물 화장실에서 담배를 필 때라, 담배 들고 들어가는데, 어떤 아이가 저를 보더니 <방송에서 봤던 언니가 담배를 피운다> 이러면서 자기 아빠한테 가서 우는 거 보고 바로 끊었습니다. 방송에 나가면 좋은 사람인 줄 알고 부모들이 <이 언니 봐라> 아이들 데리고 오는데, 허허, 참 힘들었어요.
아마 그때 처음으로 어떤 사회적인 시각?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준다는 의미? 이런 걸 막연히 깨달았던 거 같고, 이전에는 그냥 살아 있으니까 살아간다 이런 상태였다면, 이후에도 그게 있다 이 정도에서 멈춰있다가, 2012년에서야 대학원에서 논문 쓰고 어쩌고 하다가 프랑스 파리에 바이어 찾으러 갔다가 파리 경찰에 강제 연행되고서야, <아, 뭔가 내가 인생을 진지하게 살아본 적이 없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에서 생애 처음으로 파리 경찰 고소하면서 비영리 활동 시작하고, 지금은 온갖 비영리 활동 하는 데에 이르렀죠.
제 인생 자체가 좀 일반적이지가 않다 보니까 <일찍 담배를 폈다> 이 정도로 설명해서는 이해를 못 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고, 중고등학교 시절 제 행동과 지금 성인이 된 이후의 삶이 너무 달라져서 부득이 이와 같이 너무나 긴 설명을 달았음은 양해 바랍니다.
그나마 제 인생에서 청소년기와 대학 입학 1년 도합 7년이 가장 험난하고 치열하고 온갖 나쁜 짓을 했던 거고, 이후에 성인이 된 후로는 철저하게 반성하고 되레 조금이라도 나빠질 듯하면 아예 손절하고 살고 있으니까요. 담배는 <그 아이 때문에 끊자>, 한 다음날부터 바로 끊었습니다만, 안타깝게 천식이 남더라고요.
계속 공부 잘하면서 성공적으로 잘 살아나가는 훌륭하고 성실한 분들도 많긴 합니다만, 저는 제가 인생의 바닥에서 살아봤고 이로 인해 제가 얼마든지 부도덕해질 수 있고, 다른 사람의 상처에 둔감할 수 있으며, 내가 살기 위해 남을 짓밟을 수 있고, 주변 환경에 휩쓸려 나쁜 짓도 할 수 있다는 걸 일찍 체감했기 때문에, 오히려 지금은 돈이건 뭐건 아무리 좋은 제안이 와도 조금이라도 나쁘다 싶은 건 아예 안 해도 후회가 안 남더군요.
제가 그렇게 방황할 때 주변에 저를 옳은 방향으로 끌어줄 어른이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그렇지 못한 부분은 아쉽긴 해서, 청소년 보호 활동이나 이런 걸 해보려고도 했는데, 번번이 다 거절이 된 건 좀 안타깝고,
항상 변명처럼 하는 말이지만, 심리학이나 어떤 학업으로 살인범이나 온갖 범죄자 인간들의 바닥을 관찰하는 것과 진짜 바닥을 살아본 사람은 다르다, 바닥을 살아서 이겨낸 사람은 다르다, 청소년기에 멘털이 박살 날 거 같아 했던 잘못된 행동의 대가는 각종 처벌로 다 받았고, 다시는 하지 않는다, 하지 않고 있다, 이렇게 생각하며 지냅니다.
양말 길이조차 마음대로 선택 못했던 너무나 고압적이고 획일적이었던 학창 시절, 반대로 담배와 외제 술과 나이트와 연애와 온갖 자유와 X세대가 유행이었던 대학 시절 (저는 이때 조금씩 정신을 차려서, 전시장이나 도서관 다니고 했습니다만), 그런 혼란 속에서도 성실히 삶을 산 분들은 지금도 존경하고 다만, 방황했더라도 다시 성실히 삶으로 돌아온 사람에게 열린 사회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참, 댓글로 제 고백을 다 해봅니다.
그래서 청소년 시절부터 법조인이든, 의사든, 물리학자든, 정치인이든, 연예인이든, 운동선수든, 꿈을 향해 달리는 청소년이나 청년들을 보면, 저는 항상 숙연해지고, 다만 꿈이란 <외면할 수 없고 그 끝을 알 수 없는 바닥과 함께 있는 현실>에 바탕을 둬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을 때가 있긴 합니다.
청년 시절 일찍 성공했는데 인간관계에 실패하여 회복이 안 되거나, 범죄자로 추락하거나, 성실했으나 부도덕하게 성공한 사람으로 자리 잡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 대통령들도 어려서부터 공부 잘하고 성실하고 우수한 학생이었고 할 텐데, 지도자로서 괴이한 결정에 이른 경우가 너무 많아서, 한국은 매번 탄핵 대상이고 재판받고 그렇잖아요.
그리고 사실 아편이나 헤로인 이런 것도 다 지금은 처벌받는 불법적인 것들이지만, 아편 때문에 중국과 영국이 세계 전쟁을 벌일 정도였고 헤로인도 약으로 처방됐을 정도니까, 담배 또한 엄청난 격변의 시절을 보냈다, 그 과정에 저도 휩쓸렸었다, 이렇게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