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com/shorts/8V1HlE4H5ys?si=2dxvm3uhA-8p2XVp
저는 철학과 동양 사상이 포함된 윤리라는 과목으로 고등학교 시절 배웠고 나중에 사회 과학으로 수능을 봤던 세대인데, 다른 과목에 비해 언어나 이 사회 과학 분야는 공부한 양에 비해서 성적이 좀 나왔던 편이라, 나중에 성인이 된 후에도 꾸준히 철학책이나 이런 서적들은 읽어온 터라, 댓글을 답니다. :)
아마도 강의 중에 핵심 사항만 숏츠로 노출이 되다 보니 여러 대목에서 누락된 부분이 있을 거 같긴 하고, 또 학업으로 가르치기 위해서는 일정 부분 축약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며, 당연히 저보다야 많은 부분에서 전문성이 있으실 거라 생각하지만, 제가 이해한 관점에서 댓글을 다는 것이니 오해는 없으셨으면 합니다.
제가 인식하기로 <선과 악>이라는 개념 자체가 동양과 서구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는 편이고, 일단 동양적 관점에서 <선>은 사실상 실질적으로 도달하기 어려운 지점으로 설정돼 있다, 이렇게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대표적으로 동양에서 규정하는 선은 <어떤 행위를 의도하지 않고 했음에도 본인을 포함한 타자, 자연에 작위가 없어야 된다>는 이런 관점이라, 유교도 비슷한 면이 있어서, 이게 사실 대단히 어려운 지점이기 때문이거든요.
가령 말씀하시는 것처럼 <선한 사람이 잘 사는 세상을 의도적으로 만들겠다> 이런 어떤 구체적인 목적을 갖고서 작위적으로 그러한 사람을 양성하고 키우는 경우에, 동양적 관점에서 이는 자연 법칙(이랄지?)에 위배되는 것이라, 결국 어딘가에서 부작용이 나온다, 이런 입장인 거죠.
부모들도 자기 자녀를 의사를 만들겠다, 판사를 만들겠다, 이게 분명히 자기와 부모인 자신 그리고 사회에 이익이 되는 행위라는 확신에서 조기 교육도 하고 그런 것일 텐데, 설사 <선한 의도>가 있다 하더라도 작위로서 이뤄냈을 때 그게 반드시 원하는 선한 결과로 이어지지만은 않는 것처럼, 이런 어떤 작위적 행위 자체를 동양에서는 <선>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말씀하시는 <선한 사람이 성공하는 사회>를 작위하는 건 선이 아닌 게 되는 모순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동양에서는 <선한 것이 보기 좋더라>고 무위의 발동으로서 이룩하는 것을 선으로 보는 편이고, 때문에 동양에서는 <선과 악>의 이분법적 구조가 다소 모호해 보이는 경향으로도 나타난다, 이렇게도 설명이 되겠죠.
사실 악한 사람이 성공하는 면이 없는 것은 아니나, 바탕을 보면, 그 악한 사람이 성공한 이면에 사회의 부조리도 함께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령 히틀러가 독일 권력의 중심에 올랐을 때 독일은 말 그대로 초토화된 상태였으니까요. 한국도 박정희 대통령이 독재를 할 때 말 그대로 가난 그 자체였으므로, 이런 여러 사정들이 있죠.
이거를 동양에서는 딱 잘라서 <악이다> 이렇게 보지 않는다, 때문에 역사 문제에 있어서도 끊임없이 논란이 있는 것이다, 이렇게도 이해할 수가 있겠습니다. 독일은 <히틀러 = 악>이지만, 한국은 <박정희 = 1/2? 악> 이렇게 본달까? 1/2 은 칭송하죠. :)
사실상 선과 악이라는 개념 자체도 시대에 따라 변하기도 하고, 종교에 따라 변하기도 하고, 국가에 따라 변하기도 하고, 인종이나 여러 이유로 변하는 것이라서, <선한 사람이 성공하는 세상을 만든다>라고 할 때의 그 <선> 자체를 동양에서는 어떤 것에도 영향을 받지 않고 영향을 주지 않으며 작위적이지 않은 것에 바탕을 두도록 하므로, 말씀하시는 <선한 사람이 성공하게 사회 구조를 바꾼다> 이 자체가 이미 선한 게 아닌 게 되는, 모순이 된다는 겁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청소년기에는 온갖 규칙을 어기는 문제아로도 살아봤고, 성인이 된 이후 그리고 여러 일을 겪으면서는 가능하면 나름의 정의에 입각해 착하게 살자고 살아 오고 있는데, <정의랄지>, <선이랄지> 이런 걸 언급하면서부터 오히려 사람들이 저의 진위를 알고자 하는 공격이 더 컸던 거 같고, 그럼에도 내적으로는 이렇게 사는 게 더 편한 걸 느끼고서는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되도록 남을 짓밟지 않고, 내가 아는 것에 한해 누군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가능하면 가진 것을 그냥 내주고, 돈의 가치를 계산하지 않다 보니까, 당연히 가난이 따라오고 이로 인한 이루 말할 수 없는 어려움과 무시가 따라오긴 합니다만, 그럼에도 저는 문제아로도 살고 지금 이렇게 어렵게도 살아본 결과, 계산 없이 그냥 좀 내주는 삶이 맘이 더 편한 거 같고, 그래서 더 동양에서 말하는 <선>이 참 신기한 개념이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서구의 <선과 악>, 그리고 동양의 <선과 악>에 우열을 두는 게 아니라, 동양적 <선과 악>이 좀 더 모호하고 복잡하고 신기한 면이 있다 이런 취지이니, 오해는 마시고요. 이 문제는 이렇게, 저 문제는 저렇게 생각하다 보면, 어느 사이 모순이 발생해요, 동양적 <선>의 관점에서는. 흠. 그래도 가능하면 일단 <선>의 개념을 통합하고 어느 정도 방향성을 갖도록 하는 건 필요하다고는 보긴 합니다만...
어떻게 볼지 모르겠으나 이런 댓글도 저는 1시간을 들여서 작성하는 것이고, 이런 걸 작성하면서 어떤 계산을 딱히 하지 않는다는 점, 그러나 심지어 이런 무료(?) 댓글에도 <너무 길다>, <남이 궁금하지도 않는 자기 사정을 말한다> 비아냥이 붙긴 하는데도, 저는 그냥 제 마음 편한 게 제일 좋은 거 같아서 마음 편한 대로 댓글 달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