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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약은 인간 본능인데, 약강은 인격적인 문제일 수 있죠

그런데 약자에게 할 말 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by 이이진

https://youtube.com/shorts/eouVZqVEpR0?si=4mEs7lTJtqk1xLVY


강한 사람이나 어떤 강한 존재(?) 앞에서 약해지는 건 어느 정도는 인간 본능이다 싶은데, 약자 앞에서 강해지는 건 때로 비열하달까 그런 면이 있다고 봅니다.


아무래도 상대방이 물리력이든 명성이든 재력이든 뭔가 강하면 본능적으로 잘 보이고 싶어지고 굽히거나 의지하고 싶은 생각이 들면서 약한 모습이 나올 수가 있는 게, 인간이 사실 어린아이에서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누군가의 도움을 반드시 받아야만 하니까, 어떤 잠재적인 본능? 그런 게 나타난다고 보는 거죠.


성인이 된 이후라도 직업이나 경제적인 부분이나 생활 전반에서도 도움이 필요한 게 인간이다 보니, 내가 필요로 하는 걸 가진 강한 사람 앞에서 약해지는 건 본능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가령 인사권을 가진 상사에게 잘 보이려는 건 본능에 가깝다, 저는 이렇게 봐요.


다만 약자의 경우에는 해당 대상이 장애인이라거나, 여성이라거나 (여성이 통상 물리력에서는 상대적 약자이니까), 아이라거나, 이런 지위를 강자로서는 인지할 수가 없다 보니까, 이게 의도하지 않은 억압의 형태로 나타난다면 다소 문제가 크지 않으나, 의도적으로 괴롭히는 경우에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따라서 저는 약자 앞에서 강해지는 건 일부 인격적 문제로 본다, 이런 입장입니다. 범죄자들도 살인 대상이나 사기 대상이 본인보다 약자인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강자에게 삶에 대한 어떤 결정권이 있을 때, 특히 물리력으로 다툴 때 목숨이 담보로 잡힐 수도 있으므로 비굴해지는 건(^^;;;;;) 본능에 가깝고, 약자에게 강하게 구는 건 인지 부족에 의한 것이 아닌 의도적인 괴롭힘도 가능하므로 인격의 한 부분으로도 볼 수 있다, 뭐, 이런 거죠. 강자 앞에서 비굴하다고 무조건 뭐라 하는 사람을 저는 그래서 이성적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다만 저는 좀 예외적으로 강자와의 다툼을 상대적으로 선호하는데 (물리력은 제외하고) 약자인 제가 다소 비겁하거나 무모하더라도 용인되는 면이 있기 때문이고, 반대로 약자와의 다툼을 선호하지 않는 건 약자라는 이름으로 실제는 약자가 아닌 경우 그 편견과도 다퉈야 해서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임산부 보호석에 고령 여성이 앉아 있는 경우 임산부 여성이 왔음에도 일어나지 않을 때, 여기서 임산부와 고령 여성 중 누굴 약자로 보고 지원할 지도 애매하고 자칫 고령 여성에게 잔소리를 했다가 버릇없다는 오해를 받을 소지가 있어, 저는 이런 약자와의 갈등이 더 골치 아플 수 있다고 보며, 따라서 일부 약자 혐오 문화가 여기서 파생된다고도 봅니다.


즉 약자가 잘못했을 때 통상적인 방식으로 항의하기가 어렵다 보니, 무조건 참아야 되나 싶은 오해로 인하여, 약자를 보면 일단 피곤해지고 피하고 싶어지는 경향이 생길 수가 있는 거죠.


대표적으로 아이들이 무질서해도 잔소리나 훈계가 쉽지 않다 보니, <애들이 다 그렇지 뭐> 이렇게 참고 넘어갈 수밖에 없는 경우가 누적되면서, 이제는 되레 아이는 오지 말라는 <노키즈존>이 생기는 경우를 보면 될 거 같습니다.


드물게 강자에게 나서서 저항하는 모습으로 본인 이미지를 치장하는 분들이 있는데, 막상 강자가 나타나면 이런저런 변명을 하면서 굽실거리거나 허위의 공격을 하거나 조용히 있다가 없어지면 또 뒤에서만 힐난하는 경우에, 왜 굳이 강자를 비난하며 자신을 치장할까, 이런 의도적인 행위는 약자를 공격하는 이상으로 비열하다고 봅니다.


강자가 강자인 것은 나름의 이유와 근거가 있으므로, 굳이 공격을 해야 한다면 혹은 강자에게 저항해야만 한다면, 그 이유와 근거를 파고들어야 되는 건데, 이게 안 되는데도 불구하고 뒤에서만 공격하고 앞에서는 숨거나 심지어 다른 사람들을 비이성적 상태로 만들어 선동하는 분들 싫어합니다. 강자에게 저항하자고 하면 선동한 본인이 가장 이성적으로 선두에 나서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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