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은 가능한데 표현방법이나 원인은 살펴봐야죠

집착을 빙자해 분노하고 자기 일 안 풀려서 집착하고 이런 건 사랑이 아님

by 이이진

https://youtu.be/0lJ9_gWIoAk? si=uqasf5 TMw1 iaEBsX


개인적으로 사귀는 관계에서 아무래도 더 좋아하는 쪽이 집착 비슷하게 할 수는 있는 거 같습니다. 저는 여고를 나오고, 대학도 남자 선배는 없고, 남자 동기 1명은 1학년 끝나고 군대를 간 데다가, 직업도 여초 집단에서 있었던 터라, 주변 여자들 연애 사연을 주로 알거든요. 지금 남자 집착을 말씀하셨는데, 여자 집착도 만만치 않습니다. 제 주변을 보면.


제가 아는 어떤 여자애는 그 남자애가 좋으니까 만나고 헤어질 때마다 빨대를 수집해 오더라고요. 응???? 가방에서 웃으면서 '빨대'를 꺼내던 그 모습은..... 흠..... 게다가 이 여자애는 제가 저희 과에서 제일 예쁘다고 봤던 애였고 집안도 의사 집안이고, 등등, 부족함이 없었지만 이상할 정도로 이성 연애 운이 없다고 해야 하나? 남자 보는 눈이 다소 특이하다고 해야 되나? 그래서였는지, 그 연애 아닌 연애에 집착을 했더랬었죠. 여자들도 그럽니다, 남자들과 방식이 다소 다를 수 있어 잘 모르는 거지.


따라서 이 사연은 남녀 공통으로 말을 하자면, 중요한 건 집착의 이유거든요. 말씀하신 것처럼 나이를 떠나 연애 경험이 적고, 누굴 좋아해 본 적도 없다가 좋아하는 감정이 생기고, 이런 어떤 인간이라면 누구나 경험하게 되는 미성숙함과 어리숙함이 배경이라면, 안타깝지만 겪어야 하는 과정일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을 너무 좋아했고 최선을 다했어도 본인의 판단력을 흐릴 정도로 집착함으로 인하여 헤어지는 경험, 어쩔 수 없이 해야 되죠. 이 경우는 드물게 헤어진 이후 상대방이 진심을 깨닫고 돌아오기도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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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반대로 그 바탕에 본인의 결핍이나 어떤 상황이 전제된다면 문제의 방향은 달라집니다. 가령 본인의 어떤 상황이나 직업이 불안정한 경우, 직업이나 거주지를 바꾸는 등 생활이 달라진 경우, 부모님과의 관계가 너무 가깝거나 반대로 너무 먼 경우, 일이나 학업에 (계속) 실패하는 경우, 주변 사람들과 갈등이 발생한 경우, 직업적으로나 환경적으로 다소 고립된 경우, 상대 이성이 사회적으로나 일로서 인정받으며 성공을 향해 가는 경우 등등, 심리적으로나 환경적으로 위축된 상황에서의 집착은 그 이성을 통제하는 것으로 불안을 잠재우려는 것이라, 이 경우는 반드시 헤어져야 되는 거죠.


얼마 전 연대 의대 그 학생도 연대 의대를 수석 비슷하게 들어갔지만 막상 의대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일들이 있었고, 결국 자신의 병원을 차려줄 것으로 기대한 여자 친구가 헤어지려고 하자 여자 친구를 강남 한 복판에서 살해하는 지경에 이르렀잖아요. 보낸 문자나 이런 걸 보면 집착 수준은 가히 병적입니다. 즉 사랑으로 위장했으나 미래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여자 친구에게 집착하다 살인에 이른 거죠. 이런 스토킹적 살인을 하는 남자 대부분은 여성에게 지나치게 관여하고 생활 자체가 불안정한 경우가 많습니다.


누구나 상황이나 심리적 불안을 일정 부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연애를 시작하고 정말 좋아하는 마음이 들었을 때 어느 정도의 집착과 불안, 다른 이성을 만나지 말도록 강제하는 건 자연스럽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일대일로 특정 이성을 만난다고 하는데 아무 반응이 없다면 그건 거짓말이거나 좋아한다는 게 거짓말이죠.


당연히 이성이 많은 직업 군에서 일을 한다거나, 거리가 먼 연애를 하거나, 해당 이성이 다른 이성에게 다소 호감을 준다고 하면 불안하고 집착하는 건 일정 부분 있을 수 있는 일이고, 이 경우에는 반응이 문제라고 보면 됩니다. 집착이 쉽게 분노로 바뀌거나, 그걸 빌미로 공격적인 행동을 하거나, 주변에 험담을 늘어놓고 (이건 여성들이 자주 하는 방식), (극단적인) 상황을 암시하면서 상대방에게 죄책감을 심어준다면, 이건 제가 보기엔 인격적 문제인 거죠. 즉 나라도 이 정도로 섭섭하겠다 이건 괜찮으나, 폭력, 폭언, 욕설, 주변 험담, 과한 통제, 부도덕한 행위를 하는 경우 등이 동반된다면, 집착을 빙자한 병입니다.


즉 인간은 누굴 좋아하면 당연히 다른 이성이 신경 쓰이고 집착한다, 그런데 그 불편함을 표현하는 방식이 분노와 폭력, 험담, 과한 통제 등 부도덕한 방식이라면 이건 헤어지는 게 좋다, 그리고 좋아하는 시점에 해당 이성이 불안하고 불편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 그건 단순히 좋아해서 하는 집착이라 보기 어렵고, 상대 이성을 통제함으로써 본인 불안을 덜어내는 행위라, 집착하는 그 이성의 주변을 살펴봐야 한다. 이렇게 정리를 드립죠.


이 사연 여성 분도 본인 운동 스케줄 등등 일상을 남자친구에게 알리지만 말고 남자 친구 주변을 한 번 보세요, 괜찮은가 어떤가, 무슨 문제는 없나, 등등. 남자 친구가 문제없다고 하더라도 그 말만 믿지 말고.


덧붙여서, 가령 다른 이성을 만난다고 하면 30분 단위로 연락하고 심지어 약속 장소 주변에 있다가 끝나고 섭섭함을 토로하는 등 직접적인 통제를 남성이 선호한다면, 여성은 자기 남자 친구가 여자관계가 좋지 않다는 식으로 주변에 험담하는 방식으로 간접 통제합니다. 전자의 남성적 방식은 누구나 집착이라고 인정하지만, 여성의 방식은 일단 남성이 다른 이성과 만났다는 사실이 전제된 후 나오는 험담이라 집착으로 보이지 않으나, 이것도 집착입니다. 굳이 주변에 그렇게 매일 험담하며 그 관계를 유지할 이유가 없으므로, 집착이죠.


또 다른 하나의 이유로는 본인이 이성 관계가 많은 경우에 다른 이성의 바람을 지나치게 의심하고 집착하는 경우가 있긴 합니다. 즉 여초 집단에서 생활하는 남성인 경우 되레 자기 여자 친구는 남자를 절대 못 만나게 하는데, 그게 아마 본인이 그런 상황에서 어떤 감정이 드는지 너무 잘 알아서 그런 게 아닐까 합니다.


아아, 그리고 집착은 이성 관계에서만 발생하는 게 아닌, 동성 간에도 일어납니다. 미국 스케이트 여성 선수가 있었는데 자기 라이벌을 남자 친구를 시켜서 다리를 불구로 만들어 버리려고 했다가 남자 친구는 이 여자가 시켰다고 진술하고 여자는 아니라고 하고 그런 일이 있었거든요.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


이 경우 질투심도 있겠지만, 동성 간 경쟁 상황이나 고립된 상황에서 과도하게 집착하여 발생한 것으로, 사회 생활할 때 자꾸 태클 거는 상사에게 집착하는 경우랄지, 군대에서 특정 신입을 과도하게 집착해 일거수일투족 비난하는 경우랄지, 여하튼 그 사람이 너무 신경 쓰여서 도무지 다른 일을 못 하는 경우 등등, 의외로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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