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에 대한 평가에 민감하고 강박처럼 집착합니다.

외모에 자유로운 사람은 없습니다

by 이이진

사실 외모가 지금은 상대적으로 쉽게 바꿀 수 있는 요소가 됐기 때문에 외모에 강박이 생기는 경향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많이 읽어서 지식이 많고 지혜로운지, 경험이 많아서 이해심이 넓은지, 성격이 좋아서 포용력이 있는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사람인지 등등 이런 높은 가치들 그러니까 내면의 가치들을 드러내는 것은 원래 쉽지가 않았고, 생물학적으로 주어진 외모 또한 바꾸기가 쉽지 않았으나, 현대 의학은 외모에 대해서 빠른 속도로 개선하는 다양한 방법을 개발했기 때문이죠.


때문에 외모를 바꾸는 것으로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던 경험이 각인될 경우 이에 대해 집착하기가 쉬워진 거죠. 오히려 지금은 외모를 가꾸는 방법이 너무나 다양하고 상대적으로 쉬워져서, 오히려 가꾸지 않은 사람들이 심지어 게으르거나 자신을 방치하는 것으로도 보이기 때문에, 외모에 대해 염려하는 자신을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는 거 같습니다.


아무리 예쁘고 잘나고 유명한 사람들도 성형 중독에 허덕이는 걸 보면, 그렇게 유명하고 아름답고 자존감도 높아 보이던 그 사람들도 빠질 수밖에 없는 게 외모에 대한 집착이라면, 그 선까지 가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 외모에 집착하는 자신을 지나치게 지나치게 비하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어느 정도 선에서 스스로를 가꾸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을 외모 만으로 평가하지 않는 것, 다른 사람이 내면을 보일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의견에 경정해 주는 것, 제가 보기엔 요즘은 이게 더 필요한 거 같거든요.


사실 다들 부정하지만 인간은 일단 외모를 보고 바로 호감을 느끼는 구조로 돼있는 면이 있다 보니, 다른 사람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주고자 하는 경우, 외모에 대해 집착하는 경향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외모 만으로 좋은 직업을 갖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러한 세태를 반영하는 거고, 따라서 여기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사람은 없을 수밖에 없는 거죠. 소비의 대부분을 성형에 쓴다거나, 쓰고도 만족하지 못해 계속 다른 성형외과를 방문해야 한다거나, 성형을 하는 자신을 부정하는 수준에서도 성형을 한다거나, 성형을 위해서라면 어떤 위험도 감수할 정도라거나, 다른 사람들을 볼 때도 외모만 보인다거나 하는 복잡다단한 정도가 아닌 다음에야, 다들 일정 부분 외모에 집착하고 때로 비참해지고 그렇습니다. 겉으로 말을 안 하고 속으로 안달복달할 뿐이지,


그런데 또 우리가 보면, 정치인이라거나, 어떤 전문 지식을 전달하고, 마음을 위로하는 그런 분들을 보면 외모가 안 보이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이런 분들 중에 외모가 아주 특출 나다 그런 분보다는 오히려 친근하고 익숙해 보이는 외모가 많죠. 그런 분들은 외모뿐만 아니라 내면의 생각들을 전달할 기회가 다른 사람들보다 상대적으로 많다 보니, 더 이상 외모가 보이지 않는 단계에 이른 거죠. 친숙해지면 그런 현상이 생기기도 하고요. 그런 걸 생각하면서 외면과 내면을 생각하면 좋을 거 같습니다.


그리고 외모에 대해 지적을 많이 하는 분들은 외적 감각에 지나치게 민감한 경우 그렇습니다. 그게 감각이 뛰어나서 그런 분들도 있지만, 종종 내적으로 본질적인 대화를 거부하는 경우에도 그런 모습을 보입니다. 따라서 이런 분들에게는 내적이고 본질적인 대화를 자꾸 유도하면 어느 순간 그 습성이 사라집니다.


예를 들어 <넌 왜 또 살이 쪘니?> 이렇게 물어보면 해당 질문에 답변하지 마시고 <이번에 금리가 인하된다는 데 어떻게 생각해? 미국 시장이 계속 확장할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전쟁 중인데 우리가 뭔가 할 일은 없을까?> ^^ 같은 터무니없거나 인류애가 충만한 주제를 던지는 거죠. 처음에는 이런 주제를 던지는 게 좀 불편한데 익숙해지면 점점 더 고난도의 질문도 (외모를 지적하는 친척이 곤란할 질문) 가능해집니다. 그러면 진짜 나중에는 그런 사람이 스스로 피합니다. (물론 직장처럼 지위 계통이 존재하고 만남에 강제성이 존재하는 경우와 거의 매일 만나서 자극이랄 게 없는 가족이라면 조금 다를 수는 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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