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욕망은 부모의 투사일 수 있습니다

by 이이진

https://youtu.be/80zbpHJLkTg?si=QkLdhldfpTYwHjBl


제가 대학생이었을 때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한 놀이방에서 봉사 활동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한 남자아이가 딱 이런 식이었는데, 아이들이 같이 쇼파를 옮겨놓으면 반드시 자기가 원하는 공간에 있어야 해서 고집을 부리며 기어이 쇼파를 교실 중간에 놓는다거나 같이 놀고 있으면 체격으로 밀어붙인다거나 이런 식이었어요.


저도 꽤 고집 있고 난폭하고 좀 예민한 그런 아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생이었던 저는 정작 그런 애들이 못 견디게 불편했고 결국 그 아이와 여러 번 부딪혔으나 그 때마다 주변 선생님들이 저를 말리더라고요. 선생님들이 말리니 저도 뭐, 어떻게 더 못했죠.


제 의문은 그 아이의 부모를 보고 바로 해결이 됐습니다. 그 아이는 여동생이 있었고 부모가 가장 늦게 놀이방에서 애들을 찾아갔는데, 말을 못 하는 장애인이었습니다. 부모가 오면 그 아이는 의젓하게 부모와 선생님 사이에서 수어 통역을 했으며, 부모는 그런 아들을 보면서 자랑스러워한달까?


부모 입장에서는 아들의 괴팍함보다(?) 독립적으로 부모와 선생 사이를 오고가는 게 더 중요했을 거고 아들도 부모 앞에서 그런 자신이 자랑스러웠을 겁니다. 때문에 아들은 뭐든지 자기가 스스로 결정하기를 원했고 그게 다른 애들과 충돌이 일어날 정도가 된 거죠. 자신이 부모와 선생님 사이를 통역하는데 자신이 틀리면 위험하다는 인지가 벌써부터 있었고, 그게 자신에 대한 과신으로 나타났달까.


지금 아드님이 엄마 앞에서 다른 애들과 있을 때 지지 않으려고 하고 이기려고만 하고 룰을 바꿔서라도 자기 편한대로 하는 이면에 엄마에게 지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는 어떤 욕망이 자리하게 된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고, 이런 경우 일찍부터 자기가 자기를 지켜야 한다는 사고가 아이에게 자리잡았을 확률이 큽니다.


저는 감히 부부사이를 돌아보시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고, 엄마가 아들에게 은연 중에 의존하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들며, 아들이 이기려고 하는 근본 원인을 부모님들에게서 찾아야 된다고도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아들은 어떤 경우에도 이기는 자신의 모습이 남자답다고 착각하고 있을 터라, 엄마가 뭐라고 해도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을 확률이 크고, 진짜 남자다운 건 공정하게 게임에서 이기는 거라는 걸 납득시키셔야 합니다. 즉 어떤 경우에도 아들이 이기기를 원하는 건 실제로는 엄마이지 아들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어머님이 내려놓아야 될 문제 같습니다.


그나저나 어머님 A

작가의 이전글크리스마스 당일에도 우편송달하는 우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