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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이진 Jun 06. 2024

가부장제가 우연히 생겨 남녀를 강제한다는 주장

우연히 생긴 건데 왜 여자들이 남자를 탓합니까

일단 제 단점부터 거창하게 말씀을 드리자면 저는 어떤 논의를 아무 근거 없이 추상적으로 <네가 맞다, 내가 맞다> 이렇게 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게 끝이 안 나기 때문입니다. 그럴 가치가 있는 주장이거나 제가 예상하지 못하는 증거들을 가져오는 경우는 예외로 하겠습니다. 특히 제가 하지 않은 말들에서 어떤 걸 자꾸 유추하면서 대화를 하게 되면 대화가 종종 삼천포로 가고 이렇게 되면 제가 너무 많은 시간을 들여야 되거든요. 


저는 제가 (생각하지 못했거나 간과했던, 갈등도 불사하는 논란이 될 수 있는) 새로운 혹은 신선한(?) 주장 그리고 <입증>, 이 간단한 단계를 선호하고, 그게 아니면 주장에 대한 납득 가능한 다소 (신기한) 설명, 이런 것도 선호하는데, 이게 아니면 급속도록 흥미를 잃어버리는, 이거는 제 개인 선호이고 타자들은 알 수는 없는 부분이므로, 제가 제 단점이다 미리 언급을 했습니다. 


사실 조금 잔인하게 말하자면 가부장제가 여성과 남성으로 만든다는 그런 논조는 새로울 게 없는 상황이고 (UN에서도 젠더 이슈 언급하면서 온갖 매체에서 다 다뤄졌던 내용이고) 따라서 제가 흥미를 느끼는 지점이 별로 없으므로 굳이 계속 같은 내용에 글을 쓰고 댓글을 달 필요가 있을까 싶은데, 제가 가부장제가 여성만 출산할 수 있음으로 인하여 양성의 부모가 자녀를 양육하는 데 최적화하기 위한 압제(?)라고 하는 데 대해, 가부장제는 5천 년 전 우연히 발생하여 인류 문화의 표준처럼 자리 잡았다고 반박을 하기에 다시 댓글을 달게 되었습니다. 


지금 과학이 종교를 압도하지 못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게 지구 탄생이나 우주도 다 우연으로 생겼다, 이렇게 말해서 인데, 결국 가부장제가 우연하게 발생했다 이렇게 밖에는 답을 못 하는 지점이라는 게 피상적이네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는 종교도 가부장제도 찬성하고 이런 입장도 아닙니다) 막말로 우연으로 가부장제가 생겼다면 딱히 남성들이 잘못한 것도 없는 거고 (세상만사 다 우연이고 결국 다 우연적으로 해결될 텐데 뭘 그렇게 고민하면 삽니까?), 남성들이 여성을 억압하기 위해 만든 제도도 아니고 우연히 만들어진 건데, 왜 여성들이 남성에게 저항하는지도 납득이 안 갑니다. 우연적으로 만들어졌으면 그냥 어쩔 수 없는 거 아닌가요?


또 할머니가 오래 사는 게 손자에게 유리하다는 진화론적 관점을 또 주제에 맞지 않게 댓글로 다는 분들이 있는데, 할머니가 오래 사는 것이 손자한테 유리한 것은 손자가 어린 시절에 국한합니다. 즉 어린이라서 모든 면에서 보호가 필요할 때 여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거든요. 7세나 8세처럼 학교만 가도 아이들이 자기가 하려고 하는 경향은 지금도 볼 수가 있고, (물론 그래도 어른 여성의 돌봄이 당연히 필요하나)........


가부장제를 비판한다는 사람들이 가부장제가 우연히 5000년 전에 생겼다? 에? 우연히 생긴 걸 뭐 어떻게 하라고 이렇게 사회가 분열되고 난리가 난다는 겁니까? 참 나. 


사람도 다른 사람을 죽였을 때 의도적으로 죽이면 살인이라 무기징역이지만 우연히 죽이면 그냥 과실이라 5년도 안 삽니다, 감옥에서. 의도나 목적이 있는가는 인간 사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고요. 대체 우연한 어떤 현상을 해결하자고 이렇게까지 서로를 비판하고 증오하고 그러라는 게 맞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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