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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트인사이트 Aug 16. 2021

이슬 맺힌 민트와 은방울꽃 향

슬리핑 듀(Sleeping dew) - 향기로 진행되는 무언극


 

   

영어로는 Lily of the valley 프랑스어로는 Muguet라고 불리는 은방울꽃은 이름 그대로 아주 작고 여린 방울 모양의 꽃 방울을 알알이 달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특히 연예인들의 부케에 자주 쓰이는 꽃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이와 어울리게 은방울꽃의 꽃말은 '순결, 반드시 행복해진다, 기쁜 소식, 희망'등이라고 합니다.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꽃인 만큼 몇 가지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지만, 그중 오브뮤트의 눈을 사로잡은 이야기는 바로 그리스 신화였습니다.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은방울꽃은 태양의 신 아폴론에 의해 탄생했습니다. 아폴론은 그의 아홉 님프들(그리스 신화 속 요정)이 부드럽고 향긋한 땅을 밟게 하기 위해 은방울꽃을 그녀들의 발밑에 융단처럼 깔아주었다고 합니다.


이 낭만적이고 기분 좋은 이야기에 더해서 Ludwig von Hofmann의 그림 [The water nymph]의 푸르고 신선한 색감과 평온한 분위기에서 영감을 얻어 오브뮤트의 첫 번째 향 'Sleeping dew'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현대인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자연과 가까운 편안함과 멀어져 있습니다. 회색 도시 속에서는 푸르른 초록 빛깔마저 힘을 잃고 색을 잃어갑니다. 아무리 잘 조성되어 있는 공원도 '진짜 숲속'과 비교하면 인공적이게 느껴집니다. 우리들은 처음 세상에 오기 전 안겨 있었던 '어머니의 대자연(Mother nature)'을 기억하듯이 대지의 굳건함과 바람의 흐름 그리고 식물의 생명력을 늘 그리워하고 바랍니다. 특히나 요즘에는 코로나라는 상황 때문에 집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고, 그럴수록 눈까지 시원해지는 초록빛과 코 끝을 살랑이는 자연의 향이 절실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오브뮤트는 님프들을 생각했던 아폴론의 마음을 담아 잠든 님프들을 방해하지 않을 만큼 편안하고 자연스러우면서도 아름다운 향으로 사람들의 일상 속에 자연에 가까운 안락함을 전하고자 합니다.

 

 

The water nymph, Ludwig von Hofmann

 

 

TOP: Mint, Pine tree, Herb / 향의 첫인상인 탑노트: 민트, 소나무, 각종 허브들 - 생명들이 깨어나는 아침의 숲속에서 길을 잃어 정처 없이 헤매며 깊고 깊은 비밀의 숲으로 향합니다. 어느 순간 부는 선선한 바람결에는 시원한 민트 향과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소나무들, 그리고 싱그럽고 향긋한 허브들의 묘한 향들이 뒤섞여 밀려옵니다. 깊고 고요한 밤을 보낸 후 이제 다시 생동하는 생명들 같은 산뜻함에 이끌려 바람 속 향기를 뒤쫓아 더욱 깊은 님프들의 숲속으로 들어갑니다.


MIDDLE: Muguet, Morning dew / 향의 주제인 미들노트: 은방울꽃, 아침 이슬 - 마침내 당도한 향기의 목적지에서 동화처럼 펼쳐진 은방울꽃들을 발견합니다. 잔잔한 음악소리처럼 흐르는 투명한 물과 그 옆의 청초한 은방울꽃, 그리고 잠든 님프들을 마주합니다. 숲의 향기와 아직 때 묻지 않은 깨끗한 아침 이슬이 화사하고 상큼한 은방울꽃의 향을 머금고 발을 디딜 때마다 온몸을 휘감습니다. 차가운 이슬이 마치 은구슬처럼 발에서 톡 하고 터질 때면 부드럽고 촉촉한 촉감이 코 끝에 맴도는 듯합니다.


LAST: Cedarwood, Skin musk / 향의 마지막인 라스트노트: 시더우드, 살결 같은 머스크 - 홀리듯이 곁으로 다가서니 님프들이 기척 소리에 잠이 깬 듯 부스스 일어납니다. 인간도, 그렇다고 신도 아닌 존재들, 그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에 잠시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으니 그럴 것 없다는 듯 웃으며 손을 뻗습니다. 살짝 닿은 손끝에서는 숲의 향기가 은은하게 풍겨옵니다. 민트, 은방울꽃, 그리고 촉촉한 이슬의 향이 온몸에 배여 부드러운 살 내음과 뒤섞입니다.


슬리핑 듀(Sleeping dew)는 잠자는 님프들의 몸에 밴 아침 이슬을 모은 물에서 날 법한 향을 표현하여 지어진 이름입니다.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싱그러움은 부담스러운 날 것의 풀과 꽃이 아니라 일상과 어우러집니다. 또한 여리고 순수하게 표현된 민트와 은방울꽃은 축 처지는 하루에 반짝거리는 생기를 불어넣어 줍니다.



 

오브뮤트는 단순한 베이스 조합 방식의 조향이 아닌 '단일 향료 조합'으로 섬세하게 조향합니다. 단일 향료 조합은 처음부터 스토리에 어울리는 향을 위해 합성 혹은 천연향료의 비율 하나하나를 조정하고 선택하는 방식으로, 이미 만들어진 시중 베이스를 단순히 섞는 것 (ex. 시중의 완성형 민트 향+은방울꽃 향)이 아닙니다. 이를 통해 스토리에 끼워 맞추는 획일적인 향이 아닌 처음부터 영감을 토대로 조향 된 향을 만듭니다.


슬리핑듀는 '멀티 퍼퓸'으로서 직접적인 신체를 제외한 향이 적용되길 원하는 공간, 섬유, 침구, 물건 등 다양한 곳에 자유롭게 뿌려 즐겨 주시면 됩니다. (지속시간: 오드퍼퓸급의 부향률로 의류에서 약 3-5시간)




오브뮤트

OVMUTE



"향기로 진행되는 무언극, Scent Pantomime"

 

오브뮤트(OVMUTE)는 Of+mute, 즉 '무음의'라는 뜻으로 향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내는 향 전문 브랜드입니다. 말없이 몸짓으로만 스스로를 표현하는 무언극처럼, 향을 이용해 자신을 드러내는 '향기 무언극(Scent Pantomime)'을 전개합니다. 개성을 내세우기 위해 너무 많은 말들이 쏟아지는 현대에서 향은 가장 조용하면서도 무의식적으로 나를 각인시킵니다.

 

오브뮤트는 다양한 예술 그리고 영감을 모아 향으로 전달하며 영감에서 얻은 개성을 일상에서 소지하고자 합니다. 국내 조향사에 의해 섬세히 조향 된 향들은 의미 없는 말보다 가치 있는 침묵을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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