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가의 노래

이고은 에세이

by 아트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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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거닐다 마주친,

작고 소중한 것들이 건네는 위로

[산책가의 노래]는 작가가 산책을 통해 얻은 위안을 서정적인 글과 감성을 자극하는 수채화로 엮은 첫 에세이집이다. 작가는 연이어 찾아온 감당하기 힘든 슬픔을 안은 채 무작정 한여름 뜨거운 햇빛 속을 걷기 시작했고, 그렇게 세 번의 여름을 혼자 걸으며 발견한 작고 소중한 행복과 그로 인해 서서히 치유되어 가는 마음을 고스란히 담았다.

작가의 담담하고 섬세한 묘사와 솔직한 감정을 읽고 바라보면서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 수면 위에서 반짝이는 햇빛, 호수에서 유유히 헤엄치는 물고기, 꽃잎에 맺힌 빗방울, 춤추듯 팔랑거리는 나비, 멀리서 지저귀는 작은 새 등 주변에서 쉽게 만나는 일상의 풍경이 건네는 위안, 그 눈부신 아름다움을 발견할 것이다.



산책이 지닌 의미는 저마다 다르다. 누구에게는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다주는 시간이 되기도 하고, 또 누구에게는 걷는 행위 자체가 가벼운 운동이 되기도 한다.


잠깐 시간을 내어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하고 그동안 무심코 지나친 주변을 천천히 바라보는 일이 좀처럼 쉽지 않은 요즘,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랄 만큼 소중할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더 버티면, 남들보다 열심히 하면, 지금 당장 닥친 일만 끝내면 더 큰 행복이 오리라 믿으며, 정작 소중한 자신을 외면하고 살아간다. 그러는 사이 몸과 마음은 언제 다가올지 모를 행복을 기다리며 서서히 지쳐 버린다.


어느 여름날, 갑자기 커다란 슬픔이 찾아왔다. 그리고 그 슬픔을 추스를 겨를도 없이 연이어 또 다른 슬픔이 찾아왔다. 눈물을 흘릴 힘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렇게 무작정 햇빛 속에 지친 몸과 마음을 맡긴 채 무언가에 이끌리듯 힘겨운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는 모르는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환하게 웃는 얼굴을 똑바로 마주할 자신조차 없었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저 사람이 적은 곳으로, 멀리서 들려오는 새소리를 따라서,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향해서 천천히 걷는 것이 전부였다. 그렇게 걸으며 아직 슬픔을 가슴에 안은 채 첫 번째 여름을 보낼 무렵, 그동안 보이지 않던 작은 것들이 차츰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길가에 핀 한 송이 들꽃과 유유히 헤엄치는 물고기, 바람을 타고 호수에서 반짝이는 햇빛과 저 멀리서 노래하는 새들의 목소리가 얼마나 강인하며 여유롭고 아름다운지를. 모두 멀리 떨어져 있는 것들이 아니었다. 조금만 걸으면 바로 만날 수 있는 작은 것들이었다. 그 작고 소중한 것들을 마주하고, 비로소 작가는 자기 마음을 똑바로 마주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세 번째 여름이 떠나가는 걸 지켜보면서 슬픔도 함께 떠나보낼 수 있었다.


작가는 산책하면서 틈틈이 메모한 솔직한 감정과 직접 본 풍경을 그린 수채화를 담은 [산책가의 노래]를 통해 책을 읽는 이들 또한 저마다 소중한 행복을 찾을 수 있기를 바라며 말한다. 행복은 아주 작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온전히 바라봐 주기만 한다면 반드시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찾아 헤매야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상황에서도 언제나 바로 우리 곁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이고은

1983년 출생. 화가 그리고 산책가.

산책하면서 마주친 작고 소중한 것들을 쓰고 그리며 하루하루의 행복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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