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턴과 인물을 엮어 그림에 담아냅니다, 해피밀

by 아트인사이트

안녕하세요, 저는 패턴과 인물 사이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작가 해피밀이라고 합니다.

저의 초창기 그림은 ‘동화’를 주제로 해서 그렸던 그림이 많아요. 선도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고, 색도 저만의 특색을 살려 잘 표현할 수 있는 분야라는 생각에 매료 되어, 한동안은 동화 삽화 스타일의 그림을 정말 많이 그렸었죠. 특히 하나의 특정한 동화를 정해놓고 그 안의 이야기를 저의 방식대로 재해석하거나 비틀어보는 작업을 많이 했어요.


지금은 영화와 패턴을 일러스트에 접목시켜 작업하고 있어요.


저는 만화를 굉장히 좋아하고, 학과도 만화와 관련된 전공을 했지만, 사실 그보다 더 큰 관심을 가졌던 것은 영화였어요. 중학생 시절부터 영화 감상이 취미였고, 다양한 영화들을 접하면서 영화라는 매체에 대한 애정이 깊어졌죠.


그 중에서도 특히 영화 속 벽지와 옷에 표현되는 패턴, 즉 미장센에 매료되었어요. 평소에는 우리가 쉽게 신경 쓰지 않는 벽지의 패턴이나 옷의 디자인이 사실 그 영화 속 인물들의 감정을 반영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그것이 굉장히 흥미로롭게 느껴지더라고요.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프레임을 가득 채우는 패턴이 한 인물을 대변한다는 것이 저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죠.


이러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무대 미술과 아트 디렉팅으로 이어졌어요. 하지만 제가 다니는 학교에는 그와 관련된 수업이 많지 않아 전문적으로 배우기는 어려웠고, 대신 무대 미술과 아트 디렉팅이라는 저의 관심사를 일러스트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죠.


자료를 찾아보니, 복잡하고 반복되는 패턴을 활용한 일러스트가 많지 않더라고요. 특히 현대의 일러스트에서 유독 찾아보기 어려웠죠. 오히려 과거의 그림들이 제가 선호하는 분위기를 많이 담고 있었어요. 과거에는 포토샵이나 클립 스튜디오와 같은 디지털 프로그램이 없었기 때문에, 오늘날 처럼 화려한 효과나 디지털 표현은 볼 수 없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턴을 활용하여 시선을 끄는 포스터 일러스트들이 저에게는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모든 것들을 결합하여, 과거의 빈티지한 패턴들과 제가 좋아하는 영화적인 스타일을 일러스트에 담아내면 저의 그림이 훨씬 풍성하고 아름다워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때부터 관련된 책을 많이 구입하고 몰두해서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패션, 패턴, 그리고 인물의 동작에 담긴 역동성을 연구하며 그것들을 한 장의 그림에 담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파도]는 저의 패턴 시리즈 중 대표작이에요.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 착안하여 그린 그림이죠.


제가 [헤어질 결심]의 대사 중 ‘슬픔이 파도처럼 덮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물에 잉크가 퍼지듯이 서서히 물드는 사람도 있는 거야.’라는 대사를 무척 좋아하거든요. 그 문장을 보고 ‘파도처럼 슬픔이 밀려온다는 것을 패턴이 담긴 일러스트로 표현한다면 어떻게 그릴 수 있을까’ 생각하며 그렸던 그림이에요. 슬픔이 파도처럼 몰아친다면 그 인물의 내면은 자연스럽게 복잡할 수밖에 없잖아요. 치마의 패턴도 그런 마음을 표현하며 굉장히 복잡하고 휘몰아치는 듯한 모양으로 그렸어요.


그런데 만약 제가 그저 부정적인 내면만을 완전하게 표현하고자 했다면 반짝임을 상징하는 금색으로 치마를 칠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퍼석퍼석한, 회색과도 같은 무채색의 계열을 사용했을 것 같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 치마의 메인 컬러로 골드를 칠했더니 이유는 그런 파도처럼 몰아치는 슬픔 속에서도 분명히 어딘가에는 반짝임이 존재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그 안에서 반짝거리는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고요.


저의 그림을 하나의 음식에 비유한다면, 저는 디저트 같은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사실 디저트는 굉장히 작잖아요. 코스 요리에서도 가장 마지막에 나오고요. 그 말은 즉 이미 배가 부른 상태에서 나오는 음식이기 때문에 굳이 먹지 않아도 되는 음식이라는 뜻이잖아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꼭 먹어야만 하고, 그 작은 양으로 그 모든 식사를 행복하게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돕는 완벽한 한 입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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