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새로운 취미, 탐조

by 아트인사이트



글 속의 모든 사진은

직접 탐조를 다니며 찍은 사진입니다.



어릴 적 종종 보던 포켓몬스터라는 만화가 있다. 주인공 일행이 모험을 하며 포켓몬을 수집하고 싸우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2-30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인기있는 이 시리즈는 근래엔 핸드폰 게임으로 발전을 거듭해 사람들의 포켓몬 수집 욕구를 불태우고 있다. 그 중 몇 년 전 선풍적인 인기를 끈 ‘포켓몬 고’는 직접 밖으로 나가 길을 걸으며 포켓몬을 수집한다는 점에서 참 흥미롭게 느껴졌다.


그런데 현실세계에서도 이런 포켓몬 고를 즐길 수 있다면 어떨까? 밖으로 나와 길을 걷고, 때로는 산으로 들로 모험을 떠나야 하며, 교묘히 숨어있는 포켓몬 들을 찾아내어 내 도감에 추가하는 것이다.


이게 무슨 말인가 싶겠지만 최근 나의 취미를 이보다 더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다. 바로 ‘탐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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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조란 찾을 탐에 새 조, 즉 새를 찾고 관찰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아마 많은 이들에게 아주 익숙한 취미는 아닐 것이다. 친구들에게 탐조를 한다고 말하면 아저씨 아니면 초등학생이 할 법한 취미라는 반응이 돌아오는 것도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외로 정말 다양한 연령층이 즐기는 취미가 바로 탐조이다. 과연 탐조의 어떤 매력 때문일까? 내가 생각한 탐조의 매력에 관해 이야기 해보려 한다.


첫 번째, 일상에서 보물찾기를 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탐조를 하게 되면 흔히 ‘종추’라는 단어를 쓰게 된다. ‘종 추가’라는 뜻으로 새로운 종의 새를 관찰했다는 뜻이다. 마치 새로운 포켓몬을 수집하는 것과 같다고 할까. 흔히 보는 새들의 매력도 충분히 차고 넘치지만, 새로운 종의 새를 발견하고 동정(새의 종류를 구별하는 일)했을 때의 기쁨은 남다르다. 마치 어릴 적 보물찾기를 하다 마침내 숨겨진 물건을 발견한 기분이 든다. 물론 하루 날을 정해서 탐조를 나가기도 하지만, 틈틈이 나무 사이를 들여다보는 일은 밋밋한 일상에 활력을 불어 넣어준다.


나는 아직 초보 탐조인이라 서울 안에서도 늘 새로운 새를 발견하곤 하지만, 고수 탐조인들은 그 해 발견하고 싶은 희귀한 새를 하나 정하고 모험을 떠나기도 한다니 정말 현실판 포켓몬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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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자연을 대하는 시각이 넓어진다.


탐조를 하다 보면 많이 놀라는 부분은, 내 주변에 이렇게나 많은 종류의 새들이 살고 있었나-하는 점이다. 보통 새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알아보는 종류의 새는 비둘기, 까치, 참새, 까마귀 정도일 것이다. 그러나 도시 중의 도시 서울에도 엄청나게 많은 종류의 새들이 살고 있다.


당장 내가 나간 7월 중순의 탐조에서도 거의 20종에 달하는 새를 관찰하였다. 그 중에는 꾀꼬리, 파랑새, 새매, 덤불해오라기 등 생소할 수 있는 새들도 많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흔히들 ‘서울에 그런 새도 있어?’라는 반응이 돌아오곤 한다. 어딘가 깊은 산 속이나 외진 곳에 가야만 볼 수 있을 것 같은 새들도 의외로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후로 인간만이 살아가는 것 같은 도시에도 자연이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 와 닿았다. 인간만이 자연의 소유자가 아닌, 다양한 생명과 함께 나누며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점이 무엇보다 나의 시각을 넓혀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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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세 번째, 그저 힐링이 된다. 제일 소박하지만 어쩌면 나에게 가장 큰 이유이다. 탐조를 하는 행위 자체가 나에게 평화를 주기 때문이다.


밖에서 새를 찾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튼튼한 두 다리와 집중력 있는 귀이다. 천천히 이곳 저곳 걸어 다니며 새소리에 집중해야 해야만 꼭꼭 숨어있는 새들을 발견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자연 속을 유유히 걸어 다니는 행위나, 나즈막히 들려오는 아름다운 새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행위는 바쁜 삶 속에서 잃기 쉬운 여유를 안겨준다.


또 쌍안경으로 새를 관찰하다 보면 새들이 얼마나 똑똑하고 귀여운지 알 수 있게 된다. 총총 뛰어다니는 모습이나 새끼들에게 줄 먹이를 가져오는 모습을 보면 절로 애정 어린 마음이 샘솟는다. 순수한 마음으로 그저 예쁘게 바라볼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귀한 경험이지 않을까.


탐조의 재미에 대해 나열하자면 끝도 없을테지만, 가장 큰 이유들은 위와 같다. 누군가는 탐조라는 취미에 대해 이 글을 통해 처음 알았을 수도 있다. 만약 자신이 자연을 사랑하고, 수집하는 일을 즐긴다면 탐조를 새로운 취미로 삼는 것을 자신 있게 권하고 싶다. 그 동안 몰랐던 세상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탐조가 대중적인 취미가 되는 날을 꿈꾸며, 누군가는 이 글을 통해 탐조에 관심을 가지게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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