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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트인사이트 May 06. 2018

한때 우리의 영원한 친구들을 담아준 영화

토이스토리3



 우리 모두에게는 한때 친구들이 있었다. 가족을 이후로 제일 처음 사귄 친구, '장난감'이다. 모두들 과거의 정말로 소중하게 여겼던 장난감들이 하나씩은 존재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필자 역시 어렸을 때 소중하게 여겼던 햄스터 인형과 피카츄 인형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왜냐면 그만큼 어린 필자에게 행복을 주었던 장난감들이었기 때문이다. 오늘 추천해주고자 하는 영화는 그런 우리에게 더없이 소중했던 "장난감"들과 "우리"의 유대감을 보여줬던 추억의 영화를 한 편 소개해보고자 한다.

 
  


스포일러가 많음을 알려드립니다.


  




1. 왜 하필이면 토이스토리'3'인가?



 토이스토리는 1995년 버즈의 등장을 시작으로 하여 1999년 2편, 그리고 2010년 3편을 주인 앤디와 토이들의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하지만 내년에 토이스토리4가 나온다고 디즈니 측에서 발표한 바가 있으니 사실 이들의 이야기가 끝이 아닐수도 있다는 바람을 빌어보기로 한다.


 본론으로 돌아와 굳이 3를 이야기하고자 싶었던 이유 중 하나에는 주인 앤디와 장난감들의 긴 시간 끝, '이별'이 나오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가 성장하고 자연스럽게 장난감들과 헤어지는 것처럼 앤디 역시 어린 꼬마아이에서 대학생이 되어 장난감들을 처분하게 될 날이 오게 된다. 영화에서 사실 앤디는 우디만을 대학교에 가지고 가고 다른 장난감들은 벽장에 보관할 생각이었지만 어머니의 실수로 모두 탁아소에 보내지고 만다. 그들은 버려진 테디베어 로초가 독재를 하고 있는 탁아소가 이상함을 알고 천신만고 끝에 도망치는데에 성공하고 앤디의 품으로 돌아오게 된다. 하지만 결국 우디와 친구들이 떨어지게 된다는 사실에 우디는 영화 중반부, 탁아소에서 자신을 데려다준 여자아이, 자신과 다른 장난감들을 소중하게, 친구처럼 여겨주던 보니를 떠올리고 재빨리 그 아이의 주소와 함께 "이 아이가 장난감들을 소중하게 여겨줄거예요!"라는 쪽지를 남기고 친구들이 있는 상자로 들어가게 된다. 앤디는 그 쪽지에 그동안 절대 장난감들을 버리지 않으리라 다짐했던 생각이 흔들리게 되고 결국엔 아이에게 장난감들을 모두 주기로 결심한다.


 행복하게 장난감들과 놀던 보니의 모습에 앤디는 마음 편히 장난감들을 보니에게 소개시켜주며 주다가 안에 우디가 있는 것을 보고 아이에게 줄 것을 망설인다. 하지만 이미 우디를 알던 보니는 앤디에게 우디를 돌려달라고 말한다.(사실상 아이는 우디가 원래 앤디의 것임을 몰랐으니 말이다.) 앤디는 몇 번을 망설인다. 우디가 자신의 유일한 '파트너'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앤디는 끝내 우디와의 헤어짐을 수긍하게 된다. "자 이제 이 친구들에게 잘 대해주겠다고 약속해줘.. 얘네들은 내게 정말 소중하거든" 앤디는 보니에게 우디를 건네며 그렇게 말한다. 이 장면에서 그런 말이 떠올랐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법.' 앤디는 그 헤어짐을 받아들인 것이다. 언제까지나 그 장난감들과 함께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장난감들을 잘 대해줄 수 없을 것이라면 차라리 더 잘 대해줄 사람에게 장난감들을 주는 것이 맞다. 이 영화는 어린 아이들이 보는 만화영화임에도 그런 어려운 설명을 너무나도 쉽게 이해 시켜줄 수 있었던 영화였기에 더 추천해주고 싶었던 영화였다.




2. 우리에게 행복을 주는만큼, 사랑을 바랐던 장난감들



 영화 속 장난감들은 무수히도 많은 감정선을 영화에서 보여준다. 배신감, 절망, 원망, 깨달음, 분노 등 기존 1과 2에서는 많이 보여지지 않았던 감정선들이 3에서 나타나게 된다. 영화는 오히려 장난감들로 하여금 인간들의 세상을 보여주는 구석도 꽤 있었다. 이를테면 탁아소를 독재 군림을 하던 로초에게 바비는 그렇게 말한다. '권력은 무력으로 뺏는 것이 아니야, 국민이 부여해주는 거지.'라고 말하는 부분에서 사실 웃음이 나왔다.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을 장난감들로 풍자한다는 현실이 재밌기도 했고 씁쓸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던 것 같다.


 처음 탁아소에 왔을 때 장난감들은 앤디에게 배신감을 느끼는 것으로 시작한다. 앤디가 우디를 제외한 자신들을 버린 줄 안다. 우디를 사랑하는 만큼의 조금이라도 앤디가 자신들을 사랑을 주리라고 믿었는데 막상 온 곳이 탁아소임을 알았을 때에 그들은 절망하게 된다. 그리고 아기들의 지독한 괴롭힘에 점점 앤디를 미워한다. 또 한 장면은 로초에 대한 이야기이다. 로초는 한 여자아이에게 과분한 사랑을 받아오다 아이가 여행 중 장난감을 빠뜨리고 오게 되고 후에 겨우 아이의 집을 찾아가 다른 장난감들과 아이의 모습을 창 밖 너머로 확인했을 때 자신과 똑같은 인형을 사 놀고있는 아이를 보며 분노하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다른 장난감들에게 저 아이는 원래 우릴 버릴 생각이었고, 우릴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며 자신의 버림받음을 다른 장난감들과 동일시하기 시작한다. 그 중 한 장난감은 로초의 분노를 견디지 못하고 탈출해 보니의 집으로 오게 된다. 로초는 그에 대한 분노를 탁아소에 옴으로써 독재군림으로 풀어내며 탁아소 장난감들을 제멋대로 부리기 시작하며 분열을 조장한다.


 어렸을 적, 토이스토리를 처음 보고는 잠에 들기 전 그런 상상들을 많이 했었다. 내가 만약 여기서 잠에 들면 장난감들이 영화에서처럼 서로 말하고 움직이고 그럴까, 하는 상상들을 말이다. 그리고 3를 보고난 뒤에는 자의적으로는 아니었지만 어쩔 수 없이 버려져야만 했던 인형들을 떠올리곤 했었다. 그 인형들도 로초처럼 자신을 원망하고 있을까에 대한 생각들이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장난감들에게 감정이란 없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면 문득 제 장난감에 내가 모르는 인격이 존재할 거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게 된다. 그러면서 괜히 또 집에 있는 인형들이나 피규어들을 슬금슬금 훔쳐본다. 괜히 한 번 먼지를 닦아주고 만져준다. 영화는 그렇게 보는 이들에게 장난감들과 그들의 주인에게 독특한 유대감을 심어준다.


 솔직히 이 글을 쓰면서도 정말 재밌었던 부분은 지금 글을 쓰면서도 같이 잠을 자고 있는 애벌레 인형을 괜히 만져주면서 쓰고 있다는 점이 정말 너무나도 인상적이면서도 웃겼다. 아마 이 글을 읽고있는, 장난감을 가진 그 누구라도 한 명쯤은 필자처럼 행동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고나면 괜히 장난감들에게 시선을 더 주고, 한 번이라도 챙겨주려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오늘 한 번, 그들에게 감정을 표현해보는 건 어떨까?





3. "안녕, 파트너."



 지금 현재도 성인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장난감을 사는 '키덜트(Kidult)'족들이 증가하기 시작하고, 필자 역시도 아직까지 장난감을 모으고 있다. 언젠가는 지금의 장난감들도 어떠한 이유들로 인해 헤어짐을 또 겪을 것이다. 계속 우리는 어린 아이일 수는 없는 것이다. 우린 만남으로 인해 성장하기도 하지만 헤어짐으로 인해 성장하기도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영화 속 우디는 앤디에게 아주 좋은 친구였고 파트너였던 셈이다.


 언제까지 한 가지에만 빠져 살 수는 없는 것이다. 우리는 조금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 더 많은 것에 빠져보며 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거의 무언가도 하나씩 버릴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추억일 때, 헤어지는 법도 중요하다는 것을 영화는 앤디와 우디의 헤어짐에서, 위에서처럼 우디의 마지막 대사로 그 감정을 극대화시켜 알려준다.

  


 사실 내년에 토이스토리4는 또 어떤 내용으로 우리의 마음 속에 따듯함을 안겨줄지 스토리는 가늠이 안되어도 기대가 안된다고는 감히 말하지 못하겠다. 지금의 아이들이 얼마나 이 영화를 알고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만약 내년에 시리즈4일지라도, 아니면 오늘 어린이날부터라도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면 꼭 이 영화를 추천해주고 싶다. 현재 이 영화의 시리즈가 개봉됨과 동시에 성장해 나가면서 영화는 필자와 같은 20대들에게는 꽤 친구같은 영화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만큼 이 영화는 우리에게 너무나도 친근했고, 따뜻했으면서 아직도 재미있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내년 네 번째 이야기를 보면서도 어릴 때의 마음으로 또 한 번 장난감들을 힐끔거릴 모습을 상상하면 지금도 솔직히 웃음이 난다. 다음은 어떤 내용일지 모르겠지만 여전히 각각 장난감들의 개성과 매력이 넘쳐 흐를 것이라는 점에서 벌써부터 2019년이 기다려지기 시작한다. 어린이날을 기념하여, 추억에 빠지고 싶은 사람들, 장난감을 못 살게구는 아이에게, 아이들이 있는 가정에게 이 영화를 추천해주고자 한다. 지금까지 토이스토리3에 대한 오피니언이었다.

 

 


 

 

글 - 아트인사이트 에디터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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