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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트인사이트 May 15. 2018

심장을 어루만지는 노래, 심규선이 돌아왔다

심규선(Lucia)의 귀환, 섬세한 위로의 선율들



심규선 (Lucia)



세상에서 변하지 않고 늘 빛나는 유일한 것이 있다면 나는 그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질투나 화같은 부정적인 감정은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거나, 흐려지거나, 때로는 소멸되기도 하지만 사랑만은 시공간을 초월하여 변하지 않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감정이기 때문이다. 비록 그 불씨가 잠깐 약해질 순 있어도 결코 꺼지지 않는 것이 바로 누군가를 마음에 담아 사랑하는 것이다.


이런 사랑이라는 감정이 살아 숨쉬는 듯한 음악이 있다. 글자 하나하나에 넘치는 마음을 꾹꾹 눌러 담은 가사가 있다. 숨소리마저 음악의 일부가 되어버리는 사람이 있다.


 

심규선, 그녀가 돌아왔다.


 

 

바로 어제, 벅스 차트에서 그녀의 새 앨범이 나온 것을 보고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그리고 새 앨범의 첫 노래를 듣는 순간 이 글을 써야겠다고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의 노래가 들려지길 꿈꾸기보단, 필요한 당신에게 온전히 가닿기를 바란다는 그녀의 음악은 첫소절만으로 단번에 마음 속 깊은 곳을 어루만진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을 밖으로 꺼내 보여주는 것 같은, 듣고만 있어도 두근거리는 심규선의 음악. 때로는 절절하게 가슴 아프기도 한 그녀의 음악은 '사랑'이라는 감정 그 자체이다.




1. 꽃처럼 한 철만 사랑해 줄 건가요?



사실 심규선을 처음 알게 된 건 아이러니하게도 블락비 때문이었다. 블락비 라이브 방송을 보던 중 박경의 추천 곡 '꽃처럼 한철만 사랑해 줄 건가요'을 듣고 심규선의 음악에 완전히 빠져버렸기 때문이다. 사실 심규선(루시아)라는 이름을 몰랐던 건 아니었는데, 이만큼의 매력을 가지고 있는 아티스트인걸 깨달은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던 것 같다.



심규선(Lucia) - 꽃처럼 한 철만 사랑해 줄 건가요?



아름다운 제목만큼 아름다운 곡. 특히 한편의 시 같은 노래 가사를 보면 그녀가 가사 한줄 한줄에 얼마나 많은 고민과, 감정을 쏟아부었는지 알 수 있다.




2. Soulmate




심규선(Lucia) - Soulmate



깊이 사랑하는 사람들은

슬픔조차 하나의 마음으로 느끼죠

누군가를 너무 많이 아낀다는건

이렇게 불리해요 그렇죠?

나의 영혼은 너의 가장자리에 맞닿아 있기에

너의 슬픔이 차 넘치면

내게로 강물이 되어 범람해요


- 심규선 'Soulmate' 中 -



때때로 이런 사랑을 받는 사람은 누구일까. 참 부럽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이토록 솔직하고 절절한 사랑을 받는 단 한 사람. 아마 어떤 특정한 인물이 될 수도 있고, 또는 노래를 듣는 모든 사람들이 될 수도 있겠지. 심규선은 나의 노래들과 오랜 시간 함께해 준 당신들께 참 고맙다고 말한다. 또 그 감사함을 표현하기라도 하듯 심규선은 콘서트 마지막에 콘서트에 온 예매자들의 라인업을 띄우곤 한다. 마치 그 공연을 함께 소통해준 관객들이 없었다면 그 콘서트를 만들어 낼 수 없었던 것처럼.


그 감사함이 노래로, 또 보여지는 것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그녀의 노래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8년 동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것 아닐까.



▲ 2015년 심규선 단독 콘서트 '다시, 봄' 엔딩크레딧




3. 한 사람, 달과 6펜스




심규선 (Lucia) - 한 사람


심규선 (Lucia) - 달과 6펜스



사실 심규선의 음악은 담백하다는 평을 많이 받아왔고, 그에 공감하는 바이지만 그녀의 이번 앨범만큼은 조금 다르게 감정으로 풍성하게 채워져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단지 아티스트만의 감정과 생각뿐만이 아니라, 듣는 사람의 마음 깊은 곳까지 다가가 일깨운다는 점이다. 그녀의 목소리는 듣는 이의 심연 깊은 곳까지 섬세하게 어루만져 몰래 감춰두었던 감정까지도 수면 위로 떠오르게 만든다. 그렇게 수면 위로 떠오른 감정은 노래에 맞춰 한껏 춤을 추다 다시 유유히 심연 속으로 사라진다. 마치 한 마리의 고래가 유영하듯, 나의 감정에게 말을 걸어오는 심규선의 노랫말.


이번 앨범 타이틀은 [안]이라는 곡이다. 나의 노래가 당신의 '안'을 계속 두드리길 바란다는 심규선의 말처럼, 그녀의 노래가 많은 이의 마음에 가닿는 위로가 되길 바란다. 그녀가 평생 이렇게 노래해주었으면. 아마도 나는 언제까지나 그 목소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

 

 


 

 

글 - 아트인사이트 에디터 최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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