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과 우주로 生을 이야기하는 신개념 연극
난 지구. 여기는 코스모스 아파트 19단지. 우리 가족은 오늘 여기로 이사를 왔다. 난 태어나서 6억 년간 혼자였는데 이제는 주변이 꽤 떠들썩한 거 같다.
엄마와 함께 옆집에 인사를 간다. 나보다 조금 작은 여자애가 나온다. 이름은 달님이. 단짝 친구가 된다. 매일매일 붙어있지만, 조금씩 멀어지는 게 느껴진다.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게 조금씩 조금씩. 우린 언젠가 헤어지는 걸까...
직접 보기 전에는
설명이 불가한 연극의 귀환
2019년 연극 <우리별>이 다시 돌아왔다. 2017년 초연 당시 '서울문화재단 NEWStage'에 선정되어 많은 관객과 평단의 이목을 사로잡은 이 작품은 2018년 성공적인 재공연을 거쳐 2019년 한국콘텐츠진흥원 CKL스테이지에서 다시 관객들과 만난다.
지구를 의인화하여 삶을 이야기하는 이 작품은 라이브 DJ와 랩이라는 실험적인 형식을 가지고 있다. 실험성과 대중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성공적으로 잡아 공연을 본 이들에게 '우리별 앓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큰 호응을 이끌어내며 주목받은 작품이다.
지구의 탄생과 소멸을 '지구'라는 이름의 소녀의 삶을 통해 이야기하는 이 연극은, 다양한 비유와 상징을 통해 관객들에게 재미를 주고 있다. 지구의 자전속도가 해마다 느려져 달과의 거리가 매해 3.8cm 멀어지고 있는 현상을 '지구'와 '달님'이라는 소꿉친구가 성장하며 조금씩 멀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비유하는 등 재치로 가득 찬 이 무대는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 속 상처받고, 위로받는 찰나의 소소한 순간들이 우주라는 거대한 이야기 속에서 어떻게 빛나는지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반복과 변주, 음악과 움직임, 조명과 영상 등 연극의 각종 요소들이 각자의 매력을 한껏 드러내는 본 작품은 라임을 살려 언어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러니하게 언어만으로는 이 작품을 표현할 길이 없다는 특이점을 가지고 있으니 꼭 직접 관람하여 그 진가를 느껴볼 수 있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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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에 별이 아름답다고 느낄 때, 나는 그 별을 주의 깊게 바라본다. 그 아름다운 빛이 우리에게 닿는데 걸린 1만 광년이란 시간동안 어쩌면 그 별이 사라졌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곁에 있다는 이유로 당연히 존재할 거라 믿었던 많은 것들은, 왜 사라지고 나서야 그 소중함을 깨닫는 걸까? 밤하늘의 별빛, 어릴 적 살던 콘크리트 아파트, 학교 앞 작은 구멍가게, 친한 동네 친구, 그리고 가족. 이 극은 이런 것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너무나 소중하지만 한눈을 팔다가 사라져 버릴 지도 모를 것들에 대한 이야기. - 연출 신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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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별(2018)
아트인사이트 리뷰
지구를 통해 말하는 우리의 삶
일자 : 2019.11.08 ~ 2019.11.17
시간
평일 19시 30분
주말 19시
화요일 공연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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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일) 15시
장소 : CKL스테이지
티켓가격
전석 35,000원
주최/기획
창작집단 LAS
후원
한국콘텐츠진흥원
관람연령
만 13세 이상
공연시간
95분
창작집단 LAS는 즐겁게 공연을 하기 위해 모인 젊은 예술가들의 집단입니다.
우리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다양하고 감각적인 표현력으로 무대화하려 노력합니다. 이는 연극, 문학, 무용, 음악, 미술, 영상 등 어느 한 장르에 머무르지 않는 한층 진보된 무대언어를 만들어내려는 시도로 나타날 것입니다. 또한 이 시도가 관객들에게 생소하고 일방적인 소통방식으로 다가가는 것보다 이성적, 감성적인 공감으로, 신선한 즐거움으로 받아들여지길 바랍니다. 우리는 이 모든 것들이 ‘놀이’에서 출발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연극은 놀이다’라는 개념을 잊는다면 우리가 시도하는 과정들이 결코 즐거워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즐겁게 공연하는 창작집단 LAS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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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라스)
'반짝임, 갑작스러운 나타남, 활활 타오름, 놀이, 무엇에 몰두함'이란 뜻을 가진 산스크리트어. 공연의 즐거움이 넘쳐나고 집단의 창작욕구가 끊임없이 활활 타올라 공연계에서 반짝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를 우리의 이름으로 쓰기로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