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3 화> 바람이 머문 자리
번잡한 길을 지나 작은 공원에 들어섰다.
나무들도, 바람도,
조용히 자기 시간을 살고 있었다.
익숙한 정적 사이로
어디선가 바람 하나가 스며들었다.
내 어깨에 살짝 내려앉은 바람 한 자락에
잊은 줄 알았던 따뜻한 감정이 피어올랐다.
그 조용한 바람 한줄기에
나는 오래된 나를 다시 떠올렸다.
그때도 나는 이 자리에 서있었구나!
온마음으로 살아내고 있었구나!
바람이 멈춘 자리에
조용히, 나를 머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