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떠난 여행

by 쓰담쓰담




<제 24 화> 혼자 떠난 여행


짐을 싸는 동안,

짐보다 생각들이 많았다.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어디쯤 도착할지도,

언제쯤 돌아올지도 기약이 없었다.


길 위에 선 낯선 발걸음이 오랜만에 내 것이었다.

말없이 따라오는 그림자가 유일한 동행자였다.


익숙하지 않은 도시를 걷는 한낮의 햇살,

마음의 친구가 되어준 미술전시회,

야경을 바라보며 피곤한 몸을 맡길 수 있는

넓은 침대가 안식처였다.


여행은 세상을 멀리 떠나는 일이 아니었다.

처음 보는 길 위에 내 발자국을 새기며

드디어 나를 만나기 위한 것이었다.


익숙한 나를 낯설게 바라보는 일,

그리고 그 낯선 나를 조금 더

사랑하게 되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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