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6 화> 기대지 않아도 괜찮은 어깨
두 어깨엔
살아온 흔적, 말 못 한 물음들,
기억의 주름이 하나씩 앉아 그리 무겁지도,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게 균형을 잡는다.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대로
비가 오면 비를 맞으며
유연하고 단단하게 뿌리를 내린다.
누군가에게 기대는 일이 조심스러워질 때,
내 어깨가 누군가의 바람막이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기대지 않아도 괜찮다.
기댈 어깨가 없어서가 아니라,
혼자서도 잘 걷는 나를 위해 중심을 맞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