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딜 보아도 고급진 작품 성북구립미술관의 조문자 전시회
< 어딜 보아도 모가나지 않고 어딜 걸어두어도 고급진 품격>
호텔, 해외페어, 뮤지엄, 갤러리, 호화로운 집, 공공기관, 기업 그 어디에도 잘 어울릴 작품!
그게 될 사람들은 그걸 정해놓고 작품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선 걸어선 안되고, 저기선 어울리지 않고 그러면 편협한 곳에서만 걸린다.
예를들어 힙한 그림은 힙한 곳에서만 어울리면 생명력이 짧지 않을까?
사람도 그렇다, 어딜가도 그사람은 잘 해낼것 같은사람!~
어딜 내놓아도 품격있을 것 같은 사람!
어느 부서 어느 사람을 만나도 모가나지않게 행동하고 해낼 수 있는 사람!
나는 그런 사람 !그림같은 사람이 되고싶었다.
공립미술관 학예사들은, 공무원과, 예술인과, 민원인과, 그리고 자기자신의 근성 사이에서, 그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는 사람이 되기위해 한번은 아니 여러번 쯤 멘붕을 겪으면서
각자의 색깔을 찾아가야 할지도 모르겠고,
아마도 그렇게 하다보면
살아남는 자들만 끝까지 길을 걸어가겠지.
대중을 위한 미술관을 찾아서.
사람도 그림도 사실 같다
어디에도 잘 어울리는 것들...이다!
성북구립미술관에서 조문자 화백의 전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다.
‘고동치는 대지’라는 전시 제목이 먼저 마음을 흔들었다.
고동친다는 말, 그 자체로 생명력이 느껴진다. 마치 땅이 숨 쉬는 소리 같기도 하고, 작가가 평생 걸어온 예술의 시간이 두근거림으로 이어지는 듯한 느낌이랄까.
조문자 화백은 1939년생,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1960년대 초부터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했다. 그 시절에 여성이 미술가로 살아간다는 건 지금보다 훨씬 더 외롭고 고된 일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스스로의 길을 묵묵히 걸었다. 앵포르멜과 추상표현주의의 영향을 받은 그는, 화려한 색채보다는 내면의 울림을 화폭에 담아왔다고 한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작품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었다. 작가의 삶, 그의 시간, 그가 무엇을 그리고 싶었는지를 함께 들려주는 자리였다. 시기별 주요 작품 42점이 전시되고 있었고, 1000호 크기의 대형 신작이 공간을 압도했다. 하지만 그 거대한 화면 앞에 섰을 때, 오히려 고요함이 느껴졌다.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손끝에서 피어난 감정의 진동.
미술관 속 이 그림은 어딜 보아도 모가나지 않고 어딜 걸어두어도 고급진 품격을 말하는 모습이었다.
그냥 천천히 걸으며 그림을 바라보았다. 설명 없이 마주하는 작품은 오히려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작가가 붓질을 멈춘 자리에, 내가 상상의 발을 디딜 수 있었으니까.
조문자 화백의 그림 앞에서 나는 한참을 서 있었다. 나도 모르게 눈을 감고 다시 떴을 때, 그 추상적인 형태 속에서 문득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순간이 있었다. 그게 추상의 힘이 아닐까. 설명하려 들지 않아도, 마음 깊은 곳의 언어로 우리에게 말을 거는 것.
5월 25일까지 전시는 계속된다고 한다. 누군가 조용한 위로가 필요한 순간이라면, 꼭 이 전시를 권해주고 싶다. 그림이 말을 걸고, 대지가 심장을 두드리는 그런 시간.
그게 바로 ‘고동치는 대지’가 전해주는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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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성북구립미술관의 역사
개관 연도
2009년 11월 19일, 서울 성북구 성북로 19길 18(성북동) 위치에 정식 개관.
건물 특징
기존 건축물을 리모델링하여 지역의 역사성과 공간적 맥락을 살렸다. 성북동 일대의 한옥과 자연경관을 조화롭게 담아내는 소규모 미술관 구조로, 거대하지 않지만 친근한 공간으로 조성되었다.
주요 전시 및 프로그램
개관 이래 다양한 기획전시와 초대전, 지역작가전, 공공예술 프로젝트 등을 통해 시민참여형 미술관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어린이 대상의 예술교육 프로그램도 활발히 운영 중이다.
성북구립미술관은 지역 내 다채로운 문화공간으로 확장되기 위해 분관 운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각 분관은 특정 주제나 작가 중심으로 특화되어 있다.
위치: 서울시 성북구 오패산로3길 20
설립 목적: 지역 기반 창작자들에게 작업 공간 제공 및 창작 활동 지원
특징: 입주작가 스튜디오 운영, 창작 프로그램 및 커뮤니티 연계 활동 활발
역할: 실험적인 예술 창작 공간으로, 전시보다는 창작 중심
위치: 성북구 삼선교로16길 116 (동선동3가)
특징: 한국 추상조각의 거장 ‘최만린’ 작가의 작업실과 거주지를 리모델링하여 조성
역할: 조각 중심의 전문 분관으로, 작가의 유작 및 아카이브 전시
위치: 성북구
특징: 동양적 추상화의 선구자 서세옥 화백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미술관
역할: 서세옥의 작품과 철학을 계승하고 연구·전시하는 전문 기관
기능: 학술세미나, 유작 전시, 어린이·청소년 대상 미술 교육 등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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