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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케치여행 Mar 30. 2019

제주의 바닷가에서 사랑을만났다

바람과 함께한 여행

성산 일출봉 근처에서 하루를 묵고 서귀포 방향으로 해안 도로를 따라 차를 몰았다. 그 제주에서 해풍을 맞는 한적한 겨울 바다. 누구에게나 제주는 사람의 정서적 고향처럼 느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어제 지나쳤던 월정리 옥빛 바다의 아름다운 색, 그리고 오늘의 해안도로에서 찬란히 부서져 내리는 바닷가.

제주의 바다는 다른 바다와 느낌부터 틀렸다. 사람들의 본질이 외로움이라 가정한다면 그 외로움을 이겨내려고 사랑을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사랑을 하는 사람들이 더욱 아름다운 사랑을 더욱 견고히 할 수 있는 곳.  이곳 제주의 바다를 사랑하는 일도 마찬가지. 그래서  제주 바다의 푸름이 더욱 아름다워 보인다. 파도에게, 갈매기에게, 바닷가의 까만 현무암에게 사랑한다고 말을 걸고 그들의 대답을 듣고 싶다.  여행이라는 것이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답하며 공부하는 과정이라 생각해 본다. 아무런 질문이나 대답이 없어도 여행, 그 자체가 가지는 행복이 본질일 것이다. 말하지 않는 것에서 배움을 얻는 제주의 여행.

까만 돌 위에 앉아 바다의 민낯을 본다. 쉼 없이 밀려오는 파도. 육지와 바다의 교접 같은 파도소리는 머리를 맑게 만든다. 이 소리가 아무리 시끄럽다한들 우리 몸 세포 속 유전자에 아주 오랜 시간 순치되며 기억하고 있어 그다지 거슬리지 않는다. 천천히 속도를 내어 해안도로를 달린다. 부서져 내리는 제주의 빛, 아름답기가 이만한 곳이 없을 듯하다. 깊은 사색에서 나의 새로운 용기를 충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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