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많이 조급해하고 있어. 우리 나이가 적은 나이는 아니잖아...
빠르면 애가 둘이고, 다들 결혼해서 첫애를 낳고 그 아이가 꼬물꼬물 기어 다닐 그런 나이.
미혼인 친구는 얼른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소개팅도 열심히 하고 동호회도 나가보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아마 서른이 넘은 여자들은 대부분 공감할 것 같다.
결혼 날짜를 잡은 또 다른 친구에게 물었다.
어떻게 만났어? 어디가 좋아?
친구는 별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그냥~ 처음에 직장 동료로 만나서 친구처럼 지냈는데.. 계속 만나다 보니 그렇게 됐어.
전 남자 친구와 혹독했던 연애를 끝내고 소개팅 노래를 불러대며 노력하던 이 친구는 수많은 소개팅 남들을 뒤로하고 결국 직장 동료와 만나게 되었다.
어렸을 땐 내가 노력하면 웬만한 것들은 다 이루어진다고 생각했다. 모두가 그랬다. 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고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면 다 잘될 거라고.
실제로 노력을 하면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들이 있었다. 공부를 열심히 하면 어느 정도는 성적이 오른다든지, 운동을 열심히 하면 몸이 좋아진다든지... 타인의 영향이 별로 미치지 않는 그런 영역에서는 가능했다.
그렇지만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는 일, 연애나 결혼 등과 같은 일들은 어른들 말씀처럼 인연이 따로 있는 건지, 결코 풀어낼 수 없는 난제처럼 어렵기만 했다.
그건 나만 열심히 한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었다.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면 그것에 집착하게 되고 그래서 더 그것이 보이지 않나 보다. 희한하게도 포기하거나 마음을 비웠을 때 오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이런 것에도 '밀당'이 필요한 건지 살짝 놓으면 당겨져 온다.
특히나 사람과의 인연은 이상하게도 원하지 않았을 때 찾아오기도 한다.
원하는 것은 원하지 않을 때 불현듯 온다.
연애도, 결혼도.. 또 아이와의 만남을 기다렸던 긴 시간들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고, 기다렸었다.
주변에선 마음을 비워야 한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그 얘길 들었지만 그 말이 날 더 아프게 했었다.
몸과 마음에 힘을 빼고 다 놔버렸을 때, 포기했을 때 그 때야 비로소 찾아왔다. 그래서 인생은 아이러니한 것 같다.
집착, 욕심, 우울… 그 소용돌이 속에서 나왔을 때 물 흐르듯 나에게 찾아온 것이다. 잡으려고, 쫓아가려고 안간힘을 쓸 때는 멀어지기만 했었는데..
최선을 다했어도 안 되는 게 있다면, 그냥 둘 수밖에 없다는 걸 알았다. 가질 수 있는 것이라면, 언젠가는 내 것이 되고 만날 인연이라면, 결국 만나게 된다는 것도.
그래서 이제는 믿어보기로 했다.
내 몫인 것은, 아무리 돌아가도 결국 나에게 온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