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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오 May 18. 2017

위협받는 삶

'모두가 이기는 게임'을 위해

공기, 물, 음식...


생존이 위협받는 시대이다. 대량생산으로 먹을 게 남아돌고 (이게 지구 반대편까지 가진 못하지만..) 1인 1스마트폰이 필수처럼 여겨지는 이 풍요로운 시대에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기본적인 삶이 위태로워진 이유는 무엇일까.


아주 오래 전 우연히 <조화로운 삶>이란 책을 접한 적이 있다. 저자인 스코트 니어링과 헬렌 니어링 부부는 현 자본주의 사회의 여러 문제점을 인지하고 사회운동과 소박한 생활방식을 실천하며 자신들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삶을 꾸려나갔다.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한 절대적 물질은 결코 부족하지 않다. 우리가 결핍을 느끼는 건 상대적인 것인데, 문제는 사회가 이를 부추긴다는 것이다. 더 많은 돈을 갖기 위해 끊임 없이 상품을 만들어내고 광고로 사람들을 유혹한다.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닌데도 사게 되고 멀쩡한 물건이 버려진다. 또 이를 폐기하기 위해서도 에너지가 소모된다.


전 세계 사람들이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하나씩만   덜 구입한다면 혹은 재사용한다면 공장을 그만큼 덜 가동해도 되고 환경 오염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환경을 파괴해가면서까지 우리가 얻으려고 하는 게 무엇인가? 물건을 판매해 얻은 돈은 또 다른 무언가를 갖기 위해 사용된다. '소유욕'을 사고 파는 것이다. 소유로 인한 만족도는 한계치가 있다고 하는데, 이 짧은 순간의 만족을 위해 우리는 너무도 많은 희생을 치른다. 문제는 이 악순환의 고리가 점점 더 공고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그 안에 편승해야하고 경쟁에서 이겨 우위를 선점해야 할 것만 같기 때문이다. 그렇지 못하면 실패자로 내몰리고 몸이라도 아프면 당장 생존에 위협을 받기도 한다.


'돈'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 이 때문에 대다수의 사람들은 피로감과 강박감을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빠져나올 수가 없다.


얼마 전 방영됐던 모 다큐 프로그램에서 이 시대의 '청년'들이 다뤄졌는데, 어렵사리 취직을 하더라도 인간 이하의 부속품 취급을 받고, 또 여기서 빠져나오려 해도(혹은 바꾸려 해도) 쉽지 않아서 도무지 해답을 찾지 못한 이들이 많은 걸 볼 수 있었다.


이 고통의 악순환이 결코 그 누구도 '완전히' 만족시킬 수 없는(자본가들 조차도!) '돈과 소유욕' 때문이라니 허망할 따름이다. 모두가 지는 게임 때문에 생명과 가치가 짓밟힌다. 돈이 미덕이 되는 사회에서 '진정한 가치'는 값비싼 상품이 되기 힘들다. 오히려 무엇이라도 있는 양 상품 판매를 위해 이용되는 '포장된 가치'만이 있을 뿐이다.


욕망이 인간의 삶과 자연 환경 모두를 병들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는 누가 해결할 수 있을까?


일본의 어떤 기업은 전 직원 정규직에 정기적으로 해외여행도 보내주는 등 복지 혜택이 많아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자신이 노력한 만큼 보수를 받고 인간적으로 대우받을 수 있는 직장, 지극히 당연하고 상식적으로 생각되는 일터가 매우 희귀한 사례로 소개된다.


이렇게 운이 좋아 합리적이고 도덕적인 오너의 사업장에서 일하는 이들만이 그나마 제대로 된 권리를 누릴 수 있다. 물론 어느 조직이든 위계가 생기기 마련이고 그 안은 다양한 욕망들로 점철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적어도 최소한의 도덕성을 갖춘 조직이라면 직원들의 삶의 질, 나아가 자연 환경도 보존이 가능하다.


사회를 바꿀 수 있는 힘을 지닌 정부와 기업이 주도하여 가치와 도덕이 우선되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간다면, 누구나 즐겁게 일하고 또 그 대가를 정당히 받고, 그렇게 번 돈을 보다 의미 있는 일에 쓸 수 있지 않을까?


모두가 이기는 게임이 가능해지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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