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봐요,그린버그 씨.누가 당신에게 그런 권위를 주었죠?

by 오연






1. 나는 왜 당신이 불편할까?




나는 좋은 비평은 우리를 춤추게 만드는 멋진 파트너와 같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스텝을 알려주고, 우리가 알지 못했던 리듬을 느끼게 해주며, 그림이라는 무대 위에서 더 자유롭게 놀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친절한 안내자 말이다. "나는 이 그림을 가지고 이렇게 놀아보았어요. 당신도 한번 해보실래요?" 라고 말을 걸며,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친구처럼.


하지만 미술 평론가 클레멘트 그린버그의 글을 읽을 때면, 나는 때로 그 친절함 대신, 넘기 힘든 거대한 벽을 느끼곤 한다. 그는 물감을 흩뿌린 잭슨 폴록의 그림에서 '평면성'이라는 모더니즘의 미래를 보았고, '교양 있는 관람자'만이 그 가치를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위대한 업적을 존중하면서도, 나는 그 단호함 앞에서 종종 주눅이 든다. 그의 엄격한 규칙 속에서, 수많은 화가들의 자유로운 놀이가 길을 잃었던 것은 아닐까. 대중과 미술 사이에 거대한 벽이 쌓이기 시작한 것은 아닐까.


프랑스 철학자 자크 랑시에르는 선생이 학생에게 "넌 지금 중요한 걸 모르고 있어"라고 판결 내리며 위계를 세우는 행위를 '바보 만들기'라고 불렀다. 어쩌면 권위란, 때로 우리 스스로 생각할 힘을 빼앗고, 그저 수동적인 존재로 머물게 만드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묻게 된다. '과연 무엇이 좋은 예술인지를 판결할 권리는 누구에게 있는 걸까요?'











2. 그 그림은 왜 쓰레기 취급을 받았을까?





스무 살 무렵, 나는 '좋은 그림은 누가 봐도 좋은 그림'이라고 순진하게 믿었다. 하지만 미술사를 공부할수록 그 믿음은 산산조각 났다. 우리가 배우는 미술사는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이자 최초의 미술사학가로 불리는 조르조 바사리(Giorgio Vasari) 가 시작한, 시대별로 그림을 줄 세우는 관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큰 흐름을 이룬 그림들을 중심으로 모아놨지만, 물론 훌륭한 그림들이 대부분이지만, 그 계통에 포함되지 못한 아웃사이더들의 훌륭한 그림들이 주류가 아니라는 이유로 빠지는 경우도 많았다.


지금은 수백억을 호가하는 인상파 화가들의 아름다운 그림들이, 왜 당대에는 온갖 조롱과 비난을 받으며 '미완성된 낙서' 취급을 받았을까? 당시 예술계의 '권위'를 쥐고 있던 아카데미의 눈에, 인상파의 그림은 규칙을 어긴 불량품일 뿐이었다. 하지만 모두가 'No'라고 외칠 때, 그들의 가치를 알아본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새로운 '안목'을 가진 소수의 컬렉터와 딜러들이었다. 그들은 기존의 규칙이 아니라, 자신들의 눈을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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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그리는 연구자. 미술이 당신의 삶을 지키는 무기가 될 수 있도록, 따뜻하고 지적인 위로를 글과 그림에 담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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